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24~25일 조사에서 박근혜(朴槿惠) 새누리당 후보는 문재인(文在寅) 민주통합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새누리당에서는 그동안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 후보가 역전당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그 격차가 5%포인트 이상 벌어지지 않아야 대선 운동 기간 중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해왔다. 그러나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 이후 실시된 9곳의 여론조사 중 7곳에서 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됐지만 박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朴은 수도권에서, 文은 충청에서 격차 줄여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는 그동안 불리했던 수도권에서 격차를 줄였다. 박 후보 40.0%, 문 후보 41.7%였다. 약 3주일 전인 10월 28~29일에 미디어리서치가 KBS와 실시한 조사에선 문 후보(48.8%)가 박 후보(42.9%)를 5.9%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이번엔 1.7%포인트 차이로 좁혀진 것이다.

반면 문 후보는 대전·충청권에서 그동안 앞서가던 박 후보를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에선 박 후보(48.0%)가 문 후보(41.8%)를 6.2%포인트 앞섰지만, 이번엔 박 후보(44.7%)와 문 후보(40.8%)의 차이가 3.9%포인트로 좁혀졌다.

PK에서는 박 후보가 차이 벌려

그동안 새누리당은 텃밭인 부산·경남(PK)에서 이 지역 출신인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부각되면서 비상이 걸렸었다. 지난달 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은 52.0% 대 41.5%로 10.5%포인트 차이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50.4% 대 32.4%로 그 차이가 18%포인트로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부산·경남에서 문 후보의 부진에 대해 "안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부산·경남에서 일단 관망세로 돌아선 안 후보의 지지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은 박 후보 68.5%, 문 후보 16.8%였고, 광주·전라는 문 후보 70.6%, 박 후보 18.0%였다.

남성은 文, 여성은 朴

전체 유권자에서 박 후보(43.5%)가 문 후보(39.9%)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남성 유권자에선 문 후보(43.9%)가 박 후보(42.7%)를 1.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반면 여성 유권자에서는 박 후보(44.2%)가 문 후보(36.1%)를 8.1%포인트 앞섰다.

박 후보는 남성 유권자에서의 열세를 여성 유권자에서 만회하면서 전체적인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인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여성 대통령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던 것이 조사상으로 어느 정도 확인된 것이다.

2040은 文, 5060은 朴

연령별로는 문 후보가 20대에서 32.6%포인트, 30대에서 25.6%포인트, 40대에서 17.7%포인트를 박 후보에게 앞서면서 20~40대에서 크게 앞섰다. 반면 박 후보는 50대에서 40.0%포인트, 60대 이상에서 51.5%포인트 앞서면서 장·노년층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박 후보는 최근 이틀에 한 번꼴로 젊은 세대를 만났지만 별 효과를 못 본 셈이다. 또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세대인 40대를 잡기 위해 보육·교육·주택 정책을 잇달아 발표한 것도 아직까지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5명 중 1명은 지지 후보 변경 가능

이번 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가'란 질문에 17%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기에다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한 2.1%까지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5명 중 1명가량인 19%가 아직 마음을 확실히 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세가 투표일(12월 19일)까지 변화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박 후보 지지자 16.0%, 문 후보 지지자 18.2%로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