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는 5~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제9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4일 대통령 전용기 2호를 타고 출국했다.

김 총리의 이번 일정을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김 총리는 서울에서 출발해 비엔티안으로 가는 도중 홍콩에 무려 4시간 반이나 머물렀다. 홍콩에 특별한 일정도 없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통령 전용기 2호가 거의 30년 된 기종"이라며 "서울에서 출발해 한 번에 비엔티안으로 갈 수 없어서 홍콩에 들러 급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1985년 제작된 보잉 737-300을 개량해 대통령전용기 2호로 사용하고 있다. 보잉 737-300은 150명까지 탑승 가능하나, 대통령 회의실과 취침실 등으로 개조해 50여명만 태울 수 있다. 노후한 대통령전용기 2호는 항속거리가 3440km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요즘 시대엔 '구닥다리 비행기'이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전용기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항속거리가 짧기에 역대 대통령들은 국내 출장이나 중국ㆍ일본 같은 근거리 외국 순방에는 대통령전용기 2호를 탄다. 장거리 비행에는 대통령 전용기 1호를 타지만, 이는 대한항공에서 임차한 비행기이다. 대통령 전용기 1호는 7일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태국 순방을 위해서 이번에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대통령전용기 2호를 탄 김 총리가 라오스에 가면서 부득불 홍콩에서 4시간 반이나 머무른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현 정부는 그동안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하려고 했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현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