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5년 디지털 교과서 보급을 앞두고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문화재 탐방 수업에서 종이 지도 대신 사이버 지도가 활용되는가 하면, 학급 홈페이지를 활용한 글쓰기 강의나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을 활용한 영어 강의를 실제 수업 현장에 적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8일부터 엿새간 한국방송회관(양천구 목동)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스마트 교육 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 당시 우수 사례 발표자로 나선 김두일·손범석 교사에게서 '스마트 교육 활용 비결'을 들었다.

◇기기 활용보다 소통·협업이 중요

손 교사에 따르면 스마트 교육의 핵심은 '(소통과 협업을 통한) 결과물의 창의성 확보 여부'에 있다. "여전히 일부 선생님은 스마트 교육을 '스마트 기기 활용 교육'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진짜 '고수'는 적은 도구로도 얼마든지 효과적 수업을 이끌어내죠." 김 교사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기기와 프로그램을 썼느냐'보다 '수업 구성원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내 원활한 소통을 유도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진정한 스마트 교육"이란 얘기다.

스마트 교육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효율적 모둠 구성'이 필수다. 손 교사는 "대부분의 스마트 교육이 팀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학습자 개개인의 성격과 능력을 고려해 '무임승차자' 발생을 막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고루 배치하는 방식 △참여도가 낮은 아이들로 모둠을 구성해 전반적 참여도를 끌어올리는 방식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 과정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것도 스마트 교육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요령 중 하나다. 실제로 스마트 수업에선 성적 산출 시 학생 상호 간 평가 점수를 40%가량 반영한다. 김 교사는 "학생을 평가에 참여시키면 스스로 주어진 결과를 납득하고 친구들의 사례를 보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1 지난달 29일, 서울 한영중학교 과학실 스크린에 '미션 지도'가 떠올랐다. 이날 수업 주제는 '해저 지형과 해수의 성질'. 김두일 교사(과학)는 단원 내용을 '인어공주' 얘기로 재구성, 총 5개의 미션을 완수하면 해수 오염으로 위기에 빠진 주인공을 구할 수 있는 게임 형태로 만들었다. 학생들은 앙금 생성반응 실험을 진행한 후 그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촬영,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매주 토요일 김 교사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를 통해 반 학생들과 만난다.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방송에서 그는 한 주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채팅 기능을 활용, 학생들과 학급 운영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김승완 기자.

#2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스마트 교실'에선 5학년 사회 수업이 진행됐다. 좌우 스크린에 온라인 프레젠테이션 저작 도구 프레지(Prezi)로 제작된 모둠별 발표 자료가 등장했다. '우리 고장의 문제점 해결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소음·불법주차·쓰레기 등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와 온라인상에서 작성한 마인드맵 등을 검토하며 발표를 준비했다. 손 교사는 "강의식 수업에선 한 번에 한 모둠 이상 지도하기가 쉽잖지만 스마트 교실에선 모둠별 진행 상황을 살피며 조율할 수 있어 원활한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언어예절·저작권 교육도 병행해야

손 교사는 자기 반 학생에게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존댓말을 쓰게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온라인 공간에선 비속어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죠. 특히 초등생의 경우,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십중팔구 다툼이 발생하는데 존댓말은 이를 방지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스마트 교육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김 교사가 활용하는 방식은 '폐쇄형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이용하기'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공개형 SNS는 부적절한 정보를 접하기 십상이에요. 하지만 폐쇄형 SNS를 활용하면 이 같은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김 교사에 따르면 학부모를 SNS에 가입시키는 것도 괜찮은 예방책이다.(실제로 김 교사 반 학생들이 활동 중인 SNS엔 10여명의 학부모가 가입, 활동 중이다.)

스마트 교육에서 빠질 수 없는 개념 중 하나가 '저작권'이다. 김 교사는 "학생은 물론, 일부 교사에게조차 '온라인 정보는 공짜'란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며 "자료를 사용할 땐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허가받은 저작물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사는 "초등생의 경우, 저작권 개념에 대한 이해에 앞서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법부터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에게 자료 조사를 시켜보면 상당수가 네이버 '지식인' 등에 조사 자료 관련 궁금증을 그대로 올려놓습니다. 그런 질문에 답하는 것 역시 대부분 초등생이고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돌고 도는 셈이죠. 이런 악순환을 막으려면 어른들이 공신력 있는 웹사이트 등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스마트 교육에 유용한 프로그램(자료: 김두일·손범석)
◇협동 작업: 스프링노트(Springnote), 구글 문서 도구

◇자료 공유: 엔드라이브(Ndrive), 다음 클라우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클래스팅, 카카오 아지트, 훗코(Hootcourse)

◇발표 자료 작성: 프레지(Prezi), 파워포인트

◇마인드맵: 오케이마인드맵(www.okmindmap.com),
                    마인드마이스터(www.mindmeis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