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매사추세츠대 의료원에서 처음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완화 기법(MBSR)'을 도입한 존 카밧진 박사는 "통증과 스트레스로 고통받다 어떤 의학적 방법으로도 도움을 얻지 못한 환자들이 MBSR 클리닉에서 '고통과 친구가 되는 법'을 익힌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삶의 질은 말할 수 없이 높아진다"고 했다.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수행법과 요가 등 불교적 수행법에 기반한 카밧진 박사의 MBSR방식은 미국내 300여개 병원, 전세계 750여개 병원에서 임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간의 고통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 온전히 모르는 데서 나온다. ‘마음챙김 명상’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데 분명하게 도움이 되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창시자인 존 카밧진 박사가 한국을 방문, 지난 31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카밧진 박사는 1979년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에 MBSR 클리닉을 처음 도입,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수행법과 인도의 요가 등을 융합한 통증 및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서구에 대중화시킨 인물이다. 지난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초청받아 강연하기도 했다.

이번 방한은 MBSR 초심자들을 위해 입문부터 수행까지 해설한 새 책 ‘존 카밧진의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불광출판사) 발간에 맞춰 이뤄졌다.

카밧진 박사는 “매사추세츠 클리닉에서 지금까지 2만여명이 MBSR 훈련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 내 300여곳, 전세계 750여곳 의료기관에서 도입·활용하고 있다”며 “MBSR에 기초해 개발된 MBCT(마음챙김 명상에 근거한 인지 치료법) 프로그램은 영국 국가건강보험 프로그램으로 편입돼 특히 3회 이상의 격렬한 우울증 발작을 일으킨 환자들에게 효과를 거뒀다”고 했다.

통증을 견딜 수 없는 난치병 환자나 발작을 반복하는 정신질환자, 평온을 잃고 방황하는 보통 사람까지, 수많은 이들이 카밧진 박사의 MBSR 방식에서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 그는 “MBSR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의 85%가 실질적인 도움을 얻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의사들은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을 우리에게 보냅니다. 저는 ‘당신은 고통이 증오스럽고, 할 수만 있다면 외과 수술로 고통을 도려내고 싶겠지만 더 이상 의학기술은 소용이 없다’고 말하지요. 이제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고통과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요.”

카밧진 박사는 1974년 미국에서 수행모임 ‘용맹정진’을 지도하는 숭산스님을 만나 한국식 참선을 배우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급속히 돌아가는 사회에서 불안과 우울은 보편적인 현상”이라며 “명상은 자신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그 자체가 깊은 치유의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고통의 원인을 들여다 보면 육체적 고통을 자각하는 자체가 아니라 그 고통을 자신과 연관짓는 것이 괴로움의 뿌리임을 알게 됩니다. 암이 내 삶을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암은 커다란 내 삶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요. 이 작은 깨달음이 삶의 질에서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