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쭈이

한 중국인이 6년 전에 1000위안(약 18만원)을 투자해 등록한 상표로 1만배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30일 중국 매체들은 이러한 '행운'을 거머쥔 중국 베이징의 허우(侯)씨의 사연에 대해 앞다퉈 전했다. 그는 지난 2005년 11월 국가공상총국 상표국에 모옌쭈이(莫言醉·말없이 취하다)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친구들과 흥겨운 술자리를 갖다가 번뜩 '말없이 술에 취한다'는 뜻의 세 글자 '모옌쭈이'에 '꽂힌' 것이다. 얼마 뒤 이를 술 상표로 정식 등록하고 제품도 소량 생산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사업은 잘되지 않아 결국 술 생산·판매도 중단했다.

그런데 6년 만에 상황은 역전됐다. 중편소설 '붉은 수수'로 유명한 중국 소설가 모옌이 최근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모옌(말없이)'라는 단어는 가장 '뜨는' 단어가 됐고, '모옌쭈이' 역시 덩달아 인기가 급상승한 것이다. '모옌 효과'가 중국 대륙을 강타하면서 이 상표를 사려는 주류 회사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결국 그는 이 상표를 한 주류회사에 1000만 위안(약 18억원)에 팔았다. 그는 중국 매체에 "모옌 덕분에 나도 돈을 벌었다. 일부는 자선 활동에 꼭 쓰겠다"고 전했다.

재밌는 것은 정작 '뜨는 이름'의 당사자인 모옌이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는 것이다. 이날 신징바오는 모옌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인들의 열정은 높이 사지만 본인의 사전동의도 없이 이름을 사용한 것은 옳지 않다"는 그의 말을 전했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것 같진 않다. 그는 "난 그저 글 쓰는 농민일 뿐, 세상엔 훌륭한 사람이 많다. 나에 대한 관심이 빨리 사라지고 다른 중국 작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길 바란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인 모옌은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책은 매진 열풍이고, 모옌의 고향인 산둥(山東)성 가오미(高密)현에서는 모옌기념관을 세우고 6억7000만 위안을 투자해 수수밭을 조성해 모옌의 생가를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