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 실리콘밸리의 일간지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08년 대선 때는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핵심이었다면 이번에는 빅데이터가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과거에는 저장하지 않거나 저장하더라도 분석하지 않고 폐기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말한다. 하지만 컴퓨터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저장장치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 데이터의 분석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캠프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진영은 유권자들의 다양한 개인 정보를 파악해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오바마 측은 '보트빌더', 롬니 측은 'GOP데이터센터'라는 데이터베이스에 유권자 등록 리스트와 정치 헌금 기부, 총기 라이선스, 신용카드와 대출 정보, 수퍼마켓 카드 등을 통해 얻은 개인 정보를 축적해 놓고 있다. 또 페이스북이나 구글플러스, 링크인 등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서 뽑아낸 정보도 적극 활용한다.

이를 통해 다시 소유 차종과 구독하는 신문, 심지어 아기의 기저귀 브랜드와 교회 참석 여부 등까지 파악해 유권자의 컴퓨터 스크린에 그에 맞는 맞춤식 배너를 내보내는 형식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공립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고 오바마 선거 진영에 등록했으며, 유기농에 관해 트윗을 전송한 엄마'에게는 '우리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조 바이든 부통령의 메시지보다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보내는 친환경 메시지를 제공하게 된다.

정치와 첨단 기술의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개인민주주의미디어(PDM)의 창업자 앤드루 라시애즈는 "2008년 대선 때 오바마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던 'SNS 선거운동'이 '메시지 확산'에 초점을 맞췄다면 빅데이터 방식은 한 발 더 나아가 '맞춤형 확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2008년 선거 당시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일반 대중에겐 생소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던 SNS를 적극 활용했으며 이것이 판세를 가른 중요한 요인이 됐다. "사용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는 모두 활용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SNS는 오바마 선거운동의 핵심이었다. 특히 순식간에 입소문을 전달하는 트위터나, 시각적 메시지에 민감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유튜브를 십분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튜브에 오바마 유세 영상이 뜨면 순식간에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선거 직전 오바마의 페이스북 '친구' 수는 220만명으로 경쟁자인 존 매케인 후보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