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朝日)신문 계열사인 '주간 아사히'가 일본유신회 대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사진) 오사카 시장과 관련된 기사에서 일본의 금기인 '부락(部落·천민거주지역)' 문제를 거론했다가 사과했다.

주간 아사히는 지난 16일 발매된 잡지에 '하시모토 도루의 DNA를 거슬러 올라가 본성을 파헤친다'는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독재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강한 개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시모토식 정치를 가족관계 등을 통해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장기 연재할 예정이었다.

주간 아사히는 1회분 기사에서 하시모토의 아버지가 부락 출신으로 야쿠자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부락은 에도시대 천민들이 살던 지역이다. 19세기 말 메이지(明治) 유신으로 법적으로는 차별이 금지됐다. 하지만 부락 출신에 대한 취업·결혼 등의 차별이 2000년대 초반까지 사실상 존재했다. 1998년엔 한 대기업이 사설탐정을 통해 취업희망자의 부락출신 여부를 조사한 것이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차별적 용어라는 이유로 부락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금기다. 하시모토 시장은 "나를 '히틀러'라고 비판하지만, DNA 운운하는 기사야말로 나치의 민족정화주의, 혈맥주의, 신분제로 연결될 수 있는 무서운 사고방식"이라면서 아사히 신문, 아사히 TV에 대한 취재를 거부했다.

주간 아사히는 18일 밤 "동화지구(同和地區·부락)를 특정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부적절한 기술이 있었다. 사과한다"면서 다음 호에 사죄기사도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 아사히 신문 기자는 "주간 아사히는 신문과 상관없으며 편집권이 독립됐다"고 주장했지만, 하시모토는 "자회사를 만들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아사히는 하시모토의 비판공세에 사실상 백기 항복했다.

일본군위안부가 강제연행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등 망언을 남발하고 있는 하시모토는 전국정당 일본유신회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