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그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대형 프로젝트인 '온라인(online) 전기자동차'와 '모바일 하버(mobile harbor)'의 운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도로 아래에 묻은 전선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달리는 전기차이며, 모바일 하버는 항구에 접안하기 어려운 대형 선박들을 앞바다까지 마중 나가 하역하는 '움직이는 항구'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술 자체는 가능할지 모르나 경제성은 의문"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박영아 전 의원은 "온라인 전기차는 도로에 전선을 묻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수적이고, 모바일 하버 역시 예상만큼 해운 물동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육상보다 6배나 더 시간이 걸리는 바다 하역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09년 지식경제부 기술위원회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두 사업을 연구 과제에서 탈락시켰다. 그러자 교과부가 급히 추경예산 500억원을 지원했다. 연구 개발 사업에 추경예산이 지원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0년 교과부는 다시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신청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일부 기술은 다른 곳에 응용할 여지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경제성이 부족하다"며 '사업 미시행'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지경부와 국토부의 예산 지원이 계속됐다. 지금까지 두 사업에 정부 예산 850억원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