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軍)이 보유한 함대공(艦對空) 미사일 SM-2가 2010년에 이어 지난 6월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사고 책임이 미(美) 제조사에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보상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계약 조건이 불리해 보상을 받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군 당국이 10일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와이 근처에서 실시된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한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 이이함과 한국형 구축함 최영함은 SM-2 미사일을 각각 4발과 2발 시험 발사했다. 이 중 율곡 이이함에서 발사한 SM-2 1발이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다. 한미 해군과 SM-2 제작사인 레이시온(Raytheon)사는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며, 결과는 연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M-2 미사일은 지난 2010년 림팩 훈련 당시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발사했을 때도 4발 중 2발이 실패했었다. 2010년 이후 총 10회 발사 중 3회가 실패한 것이다. SM-2 수입 당시 1발당 가격은 17억~18억원이었으며, 현재 가격은 20억원 정도다.

군 당국은 사고 원인이 제조사 과실로 드러나도, 계약조건 때문에 보상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M-2는 미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구매 방식인 대외군사판매제도(FMS) 방식으로 도입됐는데 계약 당시 ‘유도탄 실사격 명중실패에 대한 특수보증 조건’을 계약 내용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2010년 발사 실패한 SM-2의 경우 ‘자동비행장치 내 전원작동스위치 불량’(1차), ‘조종날개 구동장치 미작동’(2차) 등 사고 원인이 제조사 측에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우리 군은 하자 처리 요청을 했으나 미측은 계약상에 보증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