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현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 중인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년)의 걸작 '모나리자(Mona Lisa·사진)'의 반환을 프랑스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사람이 이탈리아 땅에서 그린 그림인 만큼 자신들이 소유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국립 문화유산위원회(NCHCEH)가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장관에게 모나리자 반환을 공식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CHCEH는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린 이탈리아 피렌체시와 함께 모나리자 반환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여 왔으며, 15만여명의 서명을 확보했다. 실바노 빈첸티 NCHCEH 위원장은 "이탈리아계인 필리페티 장관이 서명운동을 한 동기를 이해해 우리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1503~1506년 무렵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르네상스의 중심지이자 다빈치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피렌체의 상인인 프란체스코 델 지오콘도의 아내 리자를 모델로 삼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탈리아는 지난 7월 피렌체의 한 수도원 지하실에서 모나리자의 실제 모델로 추정되는 여성의 유해를 찾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역사학자들은 다빈치가 1516년 당시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의 요청으로 프랑스로 건너가면서 모나리자도 함께 가지고 간 것으로 추정한다. 그 무렵 다빈치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던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예순을 훌쩍 넘긴 다빈치는 피렌체와 로마, 밀라노 등을 떠돌아다녔으며,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초청한 프랑수아 1세의 손을 잡았다. 이 방랑 기간에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꼭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르네상스 미술에 매료됐던 프랑수아 1세는 다빈치를 곁에 두고 싶어 그림 주문도 전혀 하지 않고 생활비를 후원하고 프랑스 중부 루아르 강변에 거처도 마련해 주었다. 다빈치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다빈치 사후(死後) 프랑수아 1세가 다빈치의 제자로부터 모나리자를 사들였다. 다빈치가 고마움의 표시로 모나리자를 프랑수아 1세에게 준다는 유언을 남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프랑스 왕가 소유가 된 모나리자는 퐁텐블로 성과 베르사유 궁전 등에 보관되다, 프랑스 혁명 이후 루브르 박물관에 자리 잡게 됐다. 나폴레옹은 모나리자를 잠깐 자신의 침실에 걸어두기도 했다고 한다.

프랑스 정부는 모나리자를 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 약탈한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획득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이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 대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