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뭄과 폭염으로 촉발된 전 세계 곡물 가격 급등으로 인해 조만간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닥칠 것이란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식량문제 싱크탱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14일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의 솅건 판 심의관은 "위기를 막기 위해 전 세계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앞서 G20(세계 주요 20개국)은 식량 가격 폭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7일 긴급 전화회의를 하기로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옥수수·밀·대두 등 곡물의 가격 추이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지난달 259.9를 기록해 전달보다 17% 급등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곡물 가격 폭등으로 브라질·멕시코 등지에서 폭동이 발생했던 지난 2008년 4월의 사상최고치(274.1)를 경신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해외정보 모니터링 기관인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최근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는 "최근의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이 지난 2007년과 2010년의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때보다 심각하다"며 "곡물의 수급 불균형과 작황이 올해가 가장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투기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주요 생산국들은 수출 제한에까지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