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한·미·일 3각 협력 정례협의체'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3국 장관은 이날 언론 발표문을 통해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에 실무급 '운영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운영그룹은 자연재해,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 문제에 대한 실무 차원의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 협의체가 2000년대 초반 작동했던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이 했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RF 외교장관회의, 손잡은 한₩미₩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12일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이 열렸다. 3국은 이 회의에서‘한·미·일 3각협력 정례 협의체’구성에 합의했다. 김성환 외교부장관(가운데)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왼쪽),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이 회담에 앞서 서로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북한은 이에 맞서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프놈펜의 총리 공관에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도중, 북한 대표단 관계자가 회의장을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북한 정부의 우주개발과 핵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A4 용지 1장짜리 영문 성명서를 배포한 뒤 질문도 받지 않고 사라졌다. 성명서는 2007년 사망한 백남순 전 외무상 명의로 잘못 기재돼 있고, 프놈펜의 영문 철자도 틀려 성명서에 대한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다자 외교 무대에서 처음 입장을 발표한 북한으로서는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김성환 장관이 박의춘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려 했으나 박 외상이 손사래를 치면서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