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M(30)씨. 지난해 6월 한국에 입국해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다 지난 2월부터 서울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원어민 강사로 취업해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학생들에게 '친절한 외국인 선생님'으로 통했다. 그러나 M씨는 대마 수지(樹脂)로 만든 마약 '해시시' 상습 복용자였다. M씨는 다른 외국인 강사들과 함께 록밴드 활동을 했는데,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에 위치한 밴드연습실이 이들의 마약 복용 장소였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에서 밀반입한 마리화나와 해시시, 신종마약 '2C' 등을 유통한 경기도 용인시 소재 H어학원 영어강사 J(31)씨를 구속하고, J씨가 들여온 마약을 구입해 복용한 M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중 4명은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이들은 '외국인 영어 강사 모임'이나 서울 강남역·홍대입구역 부근의 클럽에서 마약을 거래해 왔다.

마약 복용자들인 이들이 원어민 영어강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채용 절차에 포함된 약물 검사의 허점 때문이다. 소변과 혈액을 이용한 약물 검사에서는 최근 1~2주 이내에 복용한 약물만 검출된다. 따라서 마약 상습 복용자라도 검사 대상이 되는 기간에만 잠시 중단하면 검사에서 통과될 수 있다. 실제 이들은 검사 2~3주 전에 약물을 잠시 끊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