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백두산이 향후 20년 안에 폭발할 확률이 99%라는 주장이 일본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백두산은 활화산이어서 언젠가는 폭발하겠지만 분화(噴火)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일본의 화산 전문가인 다니구치 히로미쓰(谷口宏充) 도호쿠(東北)대 명예교수가 3·11 대지진(규모 9.0) 판(板·plate) 운동의 영향으로 백두산이 분화할 확률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라는 연구 결과를 23일 학술 대회에서 발표한다고 20일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다니구치 교수는 역사상 발생한 일본의 대규모 지진과 백두산 분화의 시기적 연관성을 근거로 이런 추론을 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의 역사서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백두산이 10세기에 대분화를 일으킨 뒤 14~20세기에 최소 6차례 분화했다고 밝혔다. 다니구치 교수는 "백두산의 분화 시점은 늘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후였다"고 밝혔다. 백두산은 1373년, 1597년, 1702년, 1898년, 1903년, 1925년 등에 분화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분화에 앞서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다니구치 교수는 "백두산 북서쪽 100㎞에 건설 중인 중국원자력발전소도 화산 폭발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화산이 분화하면 북한과 중국 정세는 물론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20년 내 분화 확률 99%' 주장에 대해 일단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활화산인 백두산 지하에서 마그마(magma)가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치로 분화 가능성을 말하기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아직 미약하다는 것이다. 전북대 조봉곤 교수는 "일본 지진과 백두산 분화 시기에 대한 과거의 통계를 근거로 향후 분화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과학자로서) 견강부회를 하는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가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국내에서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부산대 윤성효 교수도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어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