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 미우라 아츠시(53)가 쓰고 지난 2008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부모의 격차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더난출판사)에서 지적된 교육 불균형 문제는 2012년 대한민국에서도 유효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려는 스마트러닝〈키워드 참조〉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입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중구 태평로1가) 14층 매화홀. 교육 전문 업체 터치스쿨링이 출시한 초등생 대상 스마트러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윤석범(41) 터치스쿨링 대표는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스마트러닝이야말로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최적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태블릿PC 통해 '문제 풀이', '첨삭' 실시간 진행

(위부터) 조선일보 DB, SK텔레콤 제공, 티치스쿨링 제공.

이날 시연회장엔 초등생 두 명이 등장했다. 이들이 각자 앞에 놓인 태블릿PC를 활용해 수학 문제를 풀자마자 모니터 속 교사가 풀이 과정을 첨삭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은 고스란히 행사장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 재현됐다. 기존 인터넷 강의에 '실시간 피드백'이란 새로운 요소가 더해진 형태였다.

지식경제부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러닝시장은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평균 7%씩 성장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교육시장 규모는 2조4513억원에 이른다(정보통신산업진흥원 추산).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오는 2015년부터 전 학교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며 발표한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이하 '전략')을 등에 업고 더욱 빨라졌다. 실제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전략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 한 언론사가 주최한 스마트러닝 포럼에 참석, "추후 시장을 선도해갈 지능형·맞춤형 교육의 중심에 스마트러닝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는 "스마트러닝은 시·공간의 제약을 없앴을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교육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관련 시장의 규모 역시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방대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기 교체 '1.0', 통신사 개입 '2.0'… '3.0'은?

초창기 스마트러닝은 각종 스마트기기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한 후 해당 앱을 통해 인터넷 강의를 내려받는 형태였다. '스마트러닝 1.0'으로 부를 수 있는 이 시기에 주로 활약한 업체는 메가스터디나 EBSi 같은 전통적 인터넷 강의 부문 강자들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스마트러닝은 하드웨어가 'PC'에서 '스마트기기'로 바뀐 것 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스마트러닝 2.0' 시대를 연 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였다. 이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교육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앞다퉈 스마트러닝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7월 청담러닝과 손잡고 태블릿PC 기반의 스마트러닝 플랫폼 'T스마트러닝' 상품을 출시했다. △자기주도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별 맞춤형 학습 지원 △지속적 피드백을 통한 쌍방향 소통 등이 차별화 전략으로 등장했다. SK텔레콤은 이와 별도로 디지털대성·비상교육 등 12개 교육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 KT는 교육과 놀이를 결합시킨 '올레스쿨' 서비스를, LG유플러스는 교육 관련 유·무료 앱을 모아놓은 '에듀앱스' 서비스를 각각 운영 중이다.

최종현 SK텔레콤 방송홍보팀 담당자는 "전자책 개념의 기존 이러닝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관련 연구를 계속해 왔으며 추후 더욱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러닝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일원화로 학습 효율 높여"

이제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터치스쿨링의 사업 형태는 '스마트러닝 3.0'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이 상품은 수학·사회·과학·영어 등 초등 주요 과목별 전문 교사가 배치돼 회원의 학습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강사진은 전원 한국교원대 교원능력센터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인력으로 꾸려질 예정. 윤석범 대표는 "우리 프로그램은 통신사와 교육업체의 합작 형태였던 기존 스마트러닝 상품과 달리 기기(하드웨어)와 강의 콘텐츠(소프트웨어)가 단일 체계 아래 관리되므로 일관적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있는 수강료도 강점 중 하나다. 터치스쿨링 회원이 되면 수강용 태블릿PC를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20만~3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다. 주 2회 수업(회당 40분)을 듣기 위한 수강료(월)는 최저 4만9000원(과학·사회)부터 최고 6만9000원(영어) 선. 기존 방문 학습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시연에 참여했던 이정진(경기 안산 호동초등 3년)군은 "태블릿PC에 직접 글을 써서 문제를 푸는 게 신기했고, 온라인상이긴 했지만 선생님이 늘 곁에 있는 것 같아 편안했다"고 말했다. 이군의 어머니 신영란(51)씨 역시 "학부모가 자녀의 학습 과정을 직접 참관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스마트러닝

스마트폰, 태블릿PC, 이북(E-book) 단말기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교육 방식. 무선인터넷, 위치 기반 서비스, 증강현실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이러닝보다 한 단계 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 형태와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차세대 교육도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