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13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대포동 2호)의 공중 폭발 직후 평택~군산 서쪽 100~150㎞ 해상에 추락한 잔해 20여개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 및 수거작전에 나섰다.

추락한 잔해의 대략적인 위치는 이날 은하 3호를 발사 54초 만에 처음으로 포착한 해군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반경 10~15km 크기 구역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조각으로 크게 부서진 2·3단 추진체 잔해가 회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2·3단 추진체 잔해가 떨어진 군산 앞바다에서 집중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잔해가 떨어졌다"며 "엔진부품 등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파악하는 데 예상외의 성과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잔해 수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수색 및 수거작전에 잠수함 구난(救難)함인 청해진함(4300t급)과 기뢰를 찾아 제거하는 소해함 4척, P-3C 해상초계기 등 10여 척의 함정과 항공기들을 투입했다. 수심 40~100m 깊이에 잠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 위치는 우선 소해함에 갖춰진 '사이드 스캔 소나(음향탐지장비)'로 수색한다.

소해함을 통해 잔해 위치가 확인되면 청해진함과,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인양작전을 한 기록을 갖고 있는 해군 특수부대 SSU(해난구조대) 대원들이 투입된다. 청해진함은 수심 300m까지 심해잠수사 잠수를 지원하는 심해 잠수장비와 457m까지 잠수가 가능한 승조원 구조용 심해잠수 구조정(DSRV)을 탑재하고 있다. 1999년 3월 남해안으로 침투하다 우리 해군에 격침돼 수심 150m에 가라앉아 있던 북한 반잠수정을 인양하기도 했다. 이때 반잠수정 안에 남아 있던 침투 공작원 수첩에서 암호로 된 접선책 집주소와 휴대전화 번호 메모를 찾아내 접선책을 검거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북한이 잔해물 회수 권리를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낙하한 인공위성 발사체나 잔해물 등은 평화적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회수 시 발사 국가에 돌려주도록 국제적 합의가 돼 있다. 군 관계자는 "은하 3호는 인공위성을 가장한 명백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이라며 "미사일 잔해를 북한에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