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순번에서 2번을 받은 이석기 후보의 반(反)국가 단체 활동 경력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란이 뜨겁다. 이 후보는 김일성이 1927년 만들었다는 조직 이름을 그대로 본뜬 '반제(反帝)청년동맹'이라는 지하 조직과 그 후신(後身)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이라는 지하당을 결성해 간부로 활동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3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 단체 구성죄로 서울고법에서 징역 2년6월 판결을 받은 후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고법 판결 5개월 만인 그 해 8월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다.

이 후보에 대한 판결문에는 1989년 결성된 반제청년동맹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하고 김일성 장군님과 (북한 대남 혁명 전위대인) 한국민족민주전선의 지도에 따라 나아가는 김일성주의 청년 혁명조직"이었고, "(남한에서) 미제국주의를 축출한 뒤 현 정부를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뤄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 나와 있다. 반제청년동맹은 3년 뒤 역시 주체사상을 지도 사상으로 한 민혁당으로 개편됐고, 기업체·학생·농민 등의 단체나 조직을 장악해 대정부 폭력 투쟁을 통해 사회주의 정부를 건설하려 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반체청년동맹에서 중앙위원, 민혁당에선 도당(道黨) 조직의 하나인 경기남부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통합진보당의 전신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득표율 13.8%로 비례대표 의원 8명, 2008년 총선 때는 5.7%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원 3명을 당선시켰다. 정치권은 통합진보당의 요즘 여론 지지율이 전국 평균 7~12%인 것을 감안해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당선 선(線)을 5~7명 정도로 보고 있다.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후보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후보는 주체사상을 청산하지 않고 국회에 들어오는 첫 기록을 세우게 된다.

국회의원은 각종 국가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특권을 갖는다. 그런데도 이 후보는 물론이고 통합진보당도 이 후보가 반제청년동맹과 민혁당 노선을 아직 지니고 있는지 버렸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이 후보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돼서도 '폭력 투쟁' '정부 타도' '주체사상에 따른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 활동을 계속하고 대한민국 국회를 북한의 대남(對南) 적화통일 기지로 활용하려 할 것인지 알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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