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 발사될 북한의 광명성 3호(대포동 2호)가 정상 궤도를 벗어나 1단계 로켓(추진체) 파편 등이 우리 영토에 떨어질 경우 요격하는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국방부가 26일 밝혔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에는 제한된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미사일만 있을 뿐 본격적인 요격 미사일은 없어 실제 요격 수단은 미군에 의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예고한 미사일(장거리로켓)의 궤도가 정상 궤도를 벗어나서 만일에 미사일 추진체가 우리 지상에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궤도 추적과 요격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의 요격 위치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1차 추진체가 떨어지는 지점"이라며 "로켓이 예상 궤도에서 벗어날 경우를 대비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광명성 3호의 1단계 로켓 잔해가 북한이 예고한 변산반도 서쪽 140km 해상을 벗어나 우리 육지나 영해에 떨어질 경우 요격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군 당국이 광명성 3호 요격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군 당국은 서해상에서는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등에 장착돼 있는 사거리 170km의 SM-2 함대공(艦對空) 미사일을, 지상에서는 제한된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패트리엇 PAC-2 개량형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미사일은 원래 항공기 격추용으로 제작된 것이어서 음속보다 몇배나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로켓 낙하물을 정확히 파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PAC-3 미사일과 미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돼 있는 SM-3 요격용 미사일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미국은 북 광명성 3호 발사에 앞서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들을 서해에 배치하고, 오산·군산·왜관 기지 등지에 배치돼 있는 일부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을 이동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