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말 18대 국회에 대한 정치학자들의 평가는 '파국' '갈등' '최악' 등의 키워드로 정리됐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당정치의 변화와 19대 총선'을 주제로 열린 한국정당학회 춘계학술회의에서는 18대 국회에 대한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복경 서강대 교수는 "18대 국회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97건의 법률안을 처리, 역대 국회 중 직권상정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며 "쟁점의제 처리과정에서 파국적 갈등의 이미지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전진영 박사는 "18대 국회는 4차례 모두 여당이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했고, 한 번도 법정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며 "가장 폭력적이고 원내갈등이 심각했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다만 "18대 국회는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이 제출됐고 가장 많은 법안을 가결시키는 입법 성과를 냈다"고 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민주화 이후 최악의 직권상정을 보인 국회"라고 했고,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18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고는 하지만, 19대 국회는 더 심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전진영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국회에서는 자유선진당 의원이 발의한 법률의 7.0%가 통과돼 가결률이 가장 높았고, 한나라당 6.1%, 미래희망연대 4.7%, 민주당 3.1%, 창조한국당 2.5%, 민주노동당 0.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당과 이념적 거리가 가까운 정당일수록 법안 통과율이 비교적 높았다.

법안 발의 의원 선수(選數)별로는 3선 이상(5.4%), 초선(5.1%), 재선(4.5%) 순으로 가결률이 높았고, 지역구 의원(4.8%)보다는 비례대표 의원(5.6%)이 발의한 법안이 더 많이 통과됐다. 이날 회의는 조선일보와 중앙선관위의 후원으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