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제조하는 중국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비판을 받아온 애플이 결국 외부 기관의 조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NGO인 '공정노동위원회(FLA·Fair Labor Association)'가 아이폰, 아이패드를 제조하는 중국 선전, 청두 공장의 노동 환경을 조사하는 데 애플이 합의했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LA는 1999년에 설립된 기관으로 그간 미국 기업과 관련된 1300여개 외국 공장의 실태를 조사했다. 여성의류업체 리즈클레이본, 나이키 등이 FLA의 조사를 받았다. 외국 아동 노동학대로 비난을 받아온 나이키는 FLA의 조사를 받고 노동 환경을 개선했다. 이후 나이키는 FLA의 노동 조건을 충족시켰다는 취지에서 FLA 로고를 제품에 붙이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를 설계할 뿐,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은 대만 기업인 팍스콘이 맡고 있다. 팍스콘은 인건비가 싼 중국 선전, 청두에 공장을 차리고 주당 기본 60시간의 근무를 직원에게 시켰다. 여기에 근무 중 대화 금지, 군대식 문화, 열악한 식사 환경 등으로 팍스콘 중국 공장에서 2010년에만 13명이 자살했다.

이에 팍스콘 중국공장 근로자는 "여자는 남자처럼, 남자는 짐승처럼 일한다"는 자조 섞인 말을 내뱉고 있다.

팍스콘 중국공장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 수준의 근무 환경에 대해 애플은 줄곧 "우리는 외국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에 신경 쓴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여론의 질타에 못 이겨 결국 이날 FLA의 조사를 받기로 하면서 두손을 들었다. 팀 쿡 애플 CEO는 "모든 노동자는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며 "FLA에게 (애플의) 납품업체 노동환경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