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활약하게 될 이대호(30)가 한솥밥을 먹게 된 동료 백차승과 함께 29일 오후 4시 김해공항에서 일본 오사카로 출국했다. 이대호는 출국에 앞서 28일 부산 광복동 롯데백화점에서 아디다스코리아가 주최한 팬 사인회를 통해 국내 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그는 "일본에서 모두 돌아왔지만 나는 꼭 성공하겠다"고 했다.

팬 미팅 자리에 나선 이대호의 모습은 3개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홀쭉해져 있었다. 1월에 전 소속팀 롯데 동료와 사이판에서 동반 훈련을 했던 그는 "힘을 키우기 위해 음식도 많이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는데 살이 생각보다 더 빠져 신기했다"고 했다. 체지방이 빠지는 대신 근육량이 늘어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이대호는 "작년엔 발목이 아파 달리기 대신 자전거로 유산소운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많이 뛰고 캐치볼도 많이 했다"며 훈련 성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일본 투수들에 대해서는 "직접 부딪치며 파악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우승을 꿈꾸는 오릭스의 기대는 예상 이상이다. 오릭스구단은 미야코지마 전지훈련 숙소에 194㎝의 장신인 이대호를 위해 특별 침대를 마련했다. 보통 208㎝의 킹사이즈지만 이대호의 방에 놓인 침대는 30㎝가 더 큰 특대사이즈다. 한국 요리를 언제든지 먹을 수 있도록 별도 식단까지 준비했다. 오릭스는 제2구장으로 쓰는 호토모토 필드의 오른쪽 담장 그물을 넘긴 장외 홈런 타구에 의한 손해를 대비한 책임보험 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올해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 보험은 올해 이대호와 4번 타자를 놓고 경합할 우타자 T 오카다가 2009년 오른쪽 그물을 넘기는 타구를 날려 주차장 차를 파손하는 일이 종종 있자 2010년부터 가입한 손해보험인데, 이번엔 우타자 이대호 영입으로 적용 범위를 왼쪽까지 늘린 것이다.

또 정규 시즌에는 이대호의 가족에게 월 임대료 900만원 상당의 방 5개짜리 최고급 아파트를 지원한다. 효고현 고베시 인공섬의 외국인 거주지역에 있는 이 아파트는 자체 실내수영장과 피트니스클럽이 있고, 주변엔 고급 쇼핑몰과 외국인 학교가 있다.

이대호는 다음 달 1일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서 열리는 오릭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든 뒤 17일 오키나와 본섬으로 이동해 18일 한신 타이거스전을 시작으로 8차례 연습 경기를 치른다. 다음 달 21일에는 이승엽·최형우가 속한 삼성과도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