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운 없는 소수 위한 구제책'에 불과

김대현 김영일교육컨설팅 양주기숙학원 부원장

201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수시모집 전형(이하 '수시모집') 지원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지원 기회가 6회로 제한될 뿐 아니라 수시모집에서 추가 합격할 경우 정시모집 전형(이하 '정시모집')에 지원조차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 적용, 시행돼 온 '수시모집 추가 합격 허용'(수시 중복 합격자가 특정 대학의 최종 등록을 포기할 경우, 해당 인원이 정시모집분으로 이월되던 이전과 달리 예비 순위자 중에서 추가 등록할 수 있도록 한 방침)과 더불어 어마어마하게 큰 변화다. 재수나 삼수에 대한 부담이 줄며 재수생의 소신 지원이 뚜렷해진 점 역시 눈에 띈다. 일명 '톱(top)10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따라서 올해 입시의 경우, 재수생들은 수시모집 지원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전반적 수시모집 경쟁률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학 입장에서 이 같은 변화는 '수시모집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가능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선 일부 대학이나 학과에서 수시모집 지원자가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할까? 당장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전형의 단순화'다. 수시모집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부 중심의) 입학사정관과 특기자, 일반(논술·적성) 등 전형을 세 가지로 압축시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수시모집 정원 미달에 대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최저 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되면 설령 수시모집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학생을 뽑지 못해도 정시모집에서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달라진 2013학년도 입시, 재수생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 우선 단순해질 수시모집 전형에 대비해 한 가지 전형을 선택,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과 논술, 혹은 논술과 적성검사를 동시에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시모집 때 수능 점수에 맞춰 소신 지원하듯 수시모집에서도 한 가지 전형을 뚝심 있게 준비해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수능 최저 등급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요컨대 상향 조정된 수시모집 최저 등급을 충족시켜야 2013학년도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결국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하나로 묶어 생각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시모집은 포기하고 정시모집에만 올인하겠다'는 생각은 위험천만하다. 넓고 잘 닦인 길을 버리고 구태여 좁은 비포장 도로를 선택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수능은 '단판 승부'다. 시험 당일 컨디션이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전체 모집 인원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시험은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하다. 오늘 만점을 받았다고 해서 내일도 만점 받으리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재수생들은 수시모집 지원을 '위험 분산' 차원이 아니라 '2012년 대한민국 대입의 핵심'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