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오랜 맹방 중국이 사실상 '김정은 체제'를 공식인정했다.
 
중국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난 19일 오후 9시쯤 공산당 중앙위, 전국인민대표대회, 중앙군사위, 국무원 명의로 보낸 조전(弔電)에서 "조선(북한) 인민들이 김정일 동지의 유지를 받들어 조선노동당 주위로 긴밀하게 단결하고 김정은 동지의 영도하에 슬픔을 힘으로 승화시켜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해 전진할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조전 내용 중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 전진하라'는 내용을 적시한 점이 주목된다. 북한의 후계 체제를 사실상 인정하고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이처럼 공식적으로 후계자 김정은의 영도 체제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도 김정은의 존재를 공식 인정했다.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조전을 보내면서 수신자로 김정은을 명시했고, 직책을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으로 적시했다.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 체제확립' 움직임이 분명하다. 조선중앙방송이 20일 오전 김정은 부위원장의 영도를 강조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정은의 이름 앞에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북한의 주요 매체들도 일제히 '존경하는'이란 존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이 같은 언급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작업의 하나로 보인다.
 
1998년 '김정일 시대'를 개막하며 김 위원장의 이름 앞에 '경애하는'이라는 존칭을 붙였던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존경하는'이라는 존칭을 붙여 '김정은 시대'를 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방송은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혁명위업 계승 완성의 진두에 서 계신다"며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사상은 곧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상과 의도이고 영도방식은 장군님의 뜻으로 혁명과 건설을 전진시켜 나가시는 가장 현명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