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일명 폭풍군단) 군단장의 정체가 드러났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13일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작년 김정은과 함께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진입한 최경성 상장(중장에 해당)이 11군단장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최경성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최경성은 작년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하루 앞두고 단행된 장성 인사에서 상장으로 진급한 뒤 같은 해 9월 28일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인민군 최고 지도기구인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오르며 북한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부 관계자는 "최경성의 이력은 베일에 싸여 있다"며 "이름도 생소한 상장이 당중앙군사위에 진출해 정보 당국도 관심 있게 추적해왔다"고 했다.

당중앙군사위(19명)는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비롯해 리영호 총참모장(차수) 등 주로 대장급 이상의 군부 실세들로 구성됐다. 일선 군단장 신분으로는 최경성이 유일하다.

같은 상장 계급자로는 대남 공작 총괄 부서인 정찰총국의 김영철 총국장, 미사일지도국장으로 알려진 최상려가 중앙군사위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일반 야전부대와 남다른 특수 임무들을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 연구위원은 "작년 4월 군 승진 인사는 김정은 시대의 '뜨는 별'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최경성은 당시 상장 진급자 5명 중에서도 가장 먼저 호명돼 김정은과 각별한 사이임을 짐작하게 한다"고 말했다.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은 1969년 창설된 특수 8군단을 모체로 한다. 특수 8군단은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을 일으킨 124부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특수부대다. 북한은 1983년 이 부대를 경보교도지도국으로 개편하면서 다른 특수부대들을 통합했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개편해 군단급으로 승격시켰다. 대외적으로 제630대연합부대라는 단대호(單隊號·노출을 꺼려 숫자로 표시한 부대명)를 쓴다.

11군단은 한국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성격은 비슷하지만 규모가 훨씬 크고 임무도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적게는 4만명, 많게는 8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하에 '번개'로 불리는 경보병여단과 '우뢰'로 불리는 항공육전단, '벼락'으로 불리는 저격여단 등 10여개 여단을 두고 있다. 전쟁시 저공 비행하는 AN-2기를 이용해 우리 후방에 침투해 교란작전을 펼 부대들이 11군단 소속이다.

김정일은 평안남도 덕천에 사령부를 둔 이 부대를 매년 한 차례 이상 방문하거나 이 부대 소속 군인들의 예술 공연을 관람해왔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11월 23일) 이후 '청와대 불바다'를 운운하며 대남 비난과 위협의 강도를 높여 가는 가운데 김정일은 지난달 30일 11군단을 방문해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