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종정(宗正)이 새로 추대된다.

조계종은 14일 원로회의 의원 24명과 총무원장 자승, 종회 의장 보선, 호계원장 법등 스님 등 27명으로 구성된 조계종 종정 추대위원회를 열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종정 법전(法傳) 스님을 이을 제13대 종정을 추대할 계획이다.

조계종 종헌(宗憲)은 종정에 대해 '본종의 신성(神聖)을 상징하며 종통(宗統)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진다'라고 명기하고 있다. 출가 45년이 넘고 조계종 최고의 법계인 대종사(大宗師)를 받은 큰스님들 가운데 추대된다.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중임이 가능하다. 2002년 종정에 추대된 법전 스님은 한 차례 중임했다. 규정상 종정추대회의 재적 과반수 찬성이면 추대할 수 있지만, 되도록 만장일치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정은 상징적인 의미가 큰 자리지만, 실질적인 권한도 작지 않다. 비상시 종단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종단 구성원에 대한 포상뿐 아니라 징계의 사면·경감, 복권 등도 결정할 수 있다. 효봉(曉峰), 청담(靑潭), 고암(古庵), 서옹(西翁), 서암(西庵), 월하(月下), 혜암(慧菴) 등 당대의 이름 높은 스님들이 종정을 역임했다. 일반인들에겐 종정 추대 후에도 "산은 산, 물은 물"이란 법어만 내리고 서울에 나타나지 않은 성철(性徹) 스님(종정 재임·1981~1993)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