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기다리는데 한 떼(무리)의 아줌마들이 제 곁에 앉더니 "우리 온천 다녀오는 동안 FTA 비준됐네. 참 잘됐다. 최루탄 던진 놈도 있대. 국민 수준 알아줘야돼. 그런 놈을 뽑고"하는 대화를 나누더니 일등석 가더군요. 그때서부터 열나고 토할 것 같았어요.'
 
한미 FTA 국회 통과에 대한 진보 진영의 반발이 한창이던 지난달 23일, 소설가 공지영씨는 트위터에서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왔다"며 이런 글을 올렸다.
 
공씨의 글은 'FTA가 상위 1%에만 이익'이라는 주장을 펴온 FTA 반대 세력에게 그러한 주장을 실증(實證)하는 좋은 사례로 활용됐다. 공씨의 팔로워(follower·해당 인물의 글을 받아보는 사람) 26만6000명이 당일 이 글을 받아봤고, 이 가운데 100명 이상이 해당 글을 자신의 트위터로 옮겨(리트윗해) 각자의 팔로워에게 또다시 노출했다.
 
그러나 공씨의 글은 이날 저녁부터 몇몇 네티즌들의 반론에 직면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후쿠오카-인천 노선에) 일등석이 있었나요? 그전에 일등석 없었는데요"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lisa kim'이란 아이디의 트위터 이용자가 "어느 선(노선)인데 일등석이 있나요? 왜곡정보로 선동하지 마세요. 저도 아줌마같이 왜곡하는 사람 보면 열나오고 토나와요"라고 올렸다.
 
실제 조선닷컴이 5일 항공사에 확인한 결과, 공씨가 이용했다는 대한항공의 오후 3시40분 후쿠오카-인천 노선에는 일등석이 없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중 일등석이 운영되는 노선은 나리타행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씨는 계속 트위터를 이용하면서도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자 더 많은 네티즌들이 비판에 가세했다. "사기 치다가 걸리면 침묵이 답은 아니죠"라는 글도 있었고, 아이디 'trans6262'는 "왜 굳이 1등석이라는 표현을 쓰신 거죠? 후쿠오카와 한국을 왕복하는 전 노선에는 1등석이 없는데. 계급심리 조장하시는 거 맞죠? 그리고 최루탄 던진 건 명백한 잘못 아닌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달 초부터 트위터에서는 공씨의 '일등석 발언'을 조롱하는 트윗이 올라오고 있다.

공씨가 해명에 나선 것은 첫 글을 올린 지 일주일이 지난 11월 29일. 해명의 내용은 “아 그걸 제가 왜 해명해야 하는지… 후쿠오카서 서울 오는 세시 삼십분 대한항공이었어요 왜 일등석이 없나요. 참…”라는 것이었다. 이때까지도 공씨 자신은 여전히 해당 노선에 일등석이 없다는 것을 몰랐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해명’에 네티즌들이 또다시 “우리가 확인해봤는데, 후쿠오카-서울 구간에는 일등석이 없다”며 구체적인 재반박에 나섰다.

그러나 ‘클리앙’ 등 국내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공씨가 원문 글을 삭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는 주장도 계속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