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K팝(pop) 음악만을 모아놓는 전용공간이 생긴다. 유튜브가 특정 국가의 음악 전용 채널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유튜브 채널이 K팝을 하나의 국가브랜드로 만들어 주는 효과와 함께 한류가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Schmidt) 구글 회장은 7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유튜브에 K팝 전용 채널을 만드는 것을 포함, 다양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은 유튜브의 라이브 방송기능을 이용해 한류 콘서트를 전 세계로 동시에 생중계하는 방안과 국내에 중소 콘텐츠제작자들을 위한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방한 중인 에릭 슈미트(Schmidt) 구글 회장이 7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에는 이미 동방신기 40만건, 카라 40만건, 소녀시대 34만건, 슈퍼주니어 27만건, 원더걸스 26만건 등 500만건 이상의 K팝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K팝(K-pop)'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동영상이 60만건에 불과하다. 소속사별, 각 그룹·개인별로 다른 채널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찾기가 불편하다. 이른바 '코리아전용 채널'인 K팝 채널이 생기면 각 스타들의 이름과 K팝이란 단어가 연결돼, K팝만 찾아도 원하는 가수의 동영상을 찾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튜브는 한국 가수들이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K팝 전용 채널이 생기면 파급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은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외국의 네티즌들이 K팝을 접하기 더 편리해지는데다, K팝 스타들의 해외진출도 훨씬 용이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중소 기획사 임원은 "소녀시대·빅뱅 등 큰 인기를 얻는 스타들과 함께 우리 가수들도 함께 보일 것이기에 해외 진출은 엄두도 못 내던 소규모 기획사들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JYP 등 국내 연예 기획사들은 그간 유튜브를 적극 활용해왔다. SM에는 10명 규모의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 관리팀이 있다. JYP도 가수별로 3~4명의 유튜브팀을 두고 있다. JYP 노승욱 팀장은 "광고비로 10억을 쓴다 해도 유튜브에 동영상 하나 올린 것만 못할 정도"라며 "K팝 채널이 생기면 이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은 특정 회사나 개인이 올린 동영상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곳이다. 인터넷 주소창에서 youtube. com 뒤에 '/smtown(SM엔터테인먼트)' '/YGEntertainment(YG엔터테인먼트)' 식으로 붙이면 갈 수 있다. 개설 초기에는 마치 블로그처럼 기존에 올려놓은 동영상을 모아 놓는 기능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편집 기능이 생기면서 유명 팝스타와 음반회사·영화사 등이 홍보 공간으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