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한·미 FTA와 관련해 공포를 조장하는 글들은 말 그대로 '괴담(怪談)'이다. 기초적 사실관계조차 틀린 내용이 허다하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에 대해) 과거의 광우병 괴담 수준으로 잘못된 정보들이 유포되고 있다"며 "사실 관계가 너무나 왜곡된 메시지들이 온라인에 많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괴담1. 의료민영화로 위내시경 100만원 된다
진실: 의료 분야는 개방 대상에서 제외


"한·미 FTA 이후 의료민영화되면 위내시경 4만원→100만원, 심혈관조영술 14만원→430만원, 관상동맥우회술 350만원→4140만원, 맹장수술비 30만원→900만원!" 3일 트위터에서 확산된 글이다. 외교통상부는 3일 "국민건강보험은 한·미 FTA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의료 분야는 개방 대상에서 예외"라고 밝혔다.

괴담2. 볼리비아처럼 물값 폭등해 빗물 받아쓴다
진실: 볼리비아는 美와 FTA 맺은 적 없어

트위터엔 "볼리비아에서는 미국계 회사인 벡텔이 상수도 사업을 유치해 갑작스레 수도세를 올려놓고 서민들이 수돗물 대신 빗물을 받아쓰게 됐다"는 괴담도 떠돈다. 그러나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맺은 적이 없다. 외교통상부는 우리의 수도 등 공공분야는 개방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괴담3. 쌀농사가 전폐되고 식량이 무기화된다
진실: 쌀은 WTO협정에 따라 단계적 개방


이번 한·미 FTA에서 다뤄지지도 않았다. 쌀은 WTO(세계무역기구)와의 협정에 따라 단계적 개방이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괴담4. 인간 광우병이 창궐한다
진실: 쇠고기 수입과 중단은 FTA와 무관


광우병에 따른 30개월 이상 연령 쇠고기 수입 중단은 검역에 대한 조치이지 한·미 FTA와는 전혀 무관하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한국은 언제든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괴담5. 총기 소지 자유로워진다
진실: 총기는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

인터넷에선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총기 소지가 자유로워지고 총기 난사 사고가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떠돈다. 국회 외통위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FTA 협정에 예외조항이 있는데, 국민의 생명이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은 제외한다는 것"이라며 "총기는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괴담6. 미국이 지적재산권 단속권한 갖는다
진실: 협정문 어디에도 그런 조항 없어


민주노동당이 홈페이지에 게시해 많은 네티즌들이 퍼나르고 있는 '한·미 FTA 12가지 독소조항'에 따르면, "한국인, 한국정부, 한국기업에 대한 지적재산권 단속 권한을 미국계 기업이 갖게 되어, 복제약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약값은 천정부지로 솟아오른다"고 돼 있다. 그러나 한·미 FTA 협정문 어디에도 지적재산권 단속권한을 미국계 기업이 갖게 된다고 규정한 조항은 없다.

괴담7. 전기·가스·지하철·의료보험료 폭등한다
진실: 공공분야는 개방 대상 아니다


한·미 FTA가 체결되더라도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가 권한을 행사한다. 일부 공기업에 대해선 외국인 지분 제한도 명시돼 있다. 또 가스, 전력, 상수도 등 공공분야는 개방 대상이 아니다.

괴담8. 멕시코는 FTA 추진한 관료 15명 총살했다
진실: 외교부 "허무맹랑한 이야기"


인터넷에는 "1994년 미국과 FTA 체결했던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으로 도망치고 FTA 추진한 15명은 국민들이 잡아서 총살시켰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총살 건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살리나스 대통령은 1995년에 아일랜드로 망명했는데, 이는 94년 멕시코 대선에서 후보 암살에 연루된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한 것이지 미국과의 FTA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