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오른쪽)씨가 지난달 20일 당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였던 박원순변호사(왼쪽)와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팔장을 낀 채 걷고 있다.

지난 1일 밤 배우 김여진씨는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에서 300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 눈물도 쏟았다. 김씨의 모습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조연급 배우로만 알려졌던 김씨가 갑자기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스타'가 된 것은 트위터 때문이다. 2일 현재 그녀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13만6700여명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12만9300여명)보다 많다.

김씨가 트위터에서 떠오른 것은 지난 1월 홍익대 청소 노동자 파업 때부터다. 김씨는 당시 '날라리 외부 세력'이란 트위터당(黨)을 만들고 '홍대 청소 노동자를 복직시키라'는 내용의 트윗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홍익대는 결국 해고를 철회했다.

반값 등록금 사태는 김씨를 '트위터 스타'로 만들었다. 지난 3월 23일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김씨가 "정부·여당은 반값 등록금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고 하자 일주일 간 '김여진'이란 이름이 트위터에 언급된 횟수만 6530회에 달했다. 5월 14일 김씨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아래서 '미친 등록금의 나라'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자 김씨의 이름은 그 주간에만 2만2409회나 트위터에 언급됐다.

김씨는 6월 12일 이른바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에 내려간 뒤 경찰에 연행되자 '연행 중입니다. 나오다 잡혔어요'라고 생중계했다. 그 주간 김씨의 이름은 트위터에 무려 3만6953회나 오르내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투표 독려운동도 했다. 김씨는 이제 배우라기보다는 진보·좌파 진영의 행사에 빠지지 않는 활동가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