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팀이 BBK 사건 관련자인 에리카 김의 인터뷰를 인용, 이명박 대통령의 불륜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나꼼수 콘서트’에서 나꼼수 팀은 팀원인 주진우 기자와 에리카 김의 통화 내용 일부를 콘서트장 현장에 방송으로 내보냈다. 통화에서 에리카 김이 “부적절한 관계였다”고 말하자, 주 기자가 “다음 주에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카드가 있는 대로 효과적으로 씁시다”라고 대답한다.
이어 무대에 설치된 자막에서는 ‘그러나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가카’는 과거 대통령을 지칭하던 ‘각하’에 조롱의 의미를 담아 변형한 인터넷 은어로,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대명사처럼 통용되고 있다.
나꼼수 팀의 또 다른 일원인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눈 찢어진 아이를 조만간 공개하겠다, 유전자 감식이 필요 없다"라고 했고, 이에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톤다운 시켜, 또 고발 들어와""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어준 총수가 끼어들어 "주어가 없잖아, 주어가"라고 했다.
콘서트의 구성상 에리카 김이 말한 ‘부적절한 관계’의 대상이 이명박 대통령임을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30일 트위터 등을 타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고, ‘에리카 김’, ‘눈 찢어진 아이’ 등은 연 이틀 주요 포털 검색어 순위 10위 안에 올라 있다.
비판도 제기됐다. 국내 대표적 진보 논객인 진중권씨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날 나꼼수를 겨냥, “야담과 실화, 저열하고 비열한 공격. 언젠가 똑같이 당할 것. 무엇보다도 불필요한 공격, 도대체 뭘 위한 건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질폭로가 ‘팩트’라면 아무 문제 없다고 버젓이 말하는 저 정신상태가 황당하다”며 “한껏 들떠서 정신줄 놓고 막장까지 간 거다. 저럴 것 같아서 내가 미리 경고했거늘. 포르노라는 게 원래 노출수위를 계속 높여야 한다”라고 했다.
진씨는 이를 저널리즘이 아닌 ‘너절리즘’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검색어 보고 식겁했다. 제발 경쾌하고 유쾌하게 가라”라고 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도 31일 트위터에 "나꼼수를 들어 봤다. 저질방송의 극치다. 전직 국회의원도 나와 반말을 지껄인다. 수치스럽다. 정치풍자도 최소한의 격은 있어야 한다"라며 "무엇이 이들에게 이렇게 증오심을 갖게 만들었나. 정치권도 반성할 것이 많지만 이 따위 저주의 굿판 멈추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