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최성용(59)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주자 때부터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기다렸는데 지금까지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나를 비롯한 납북자 가족들의 꿈은 생사 확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의 부친은 6·25전쟁 국가유공자로, 1967년 6월 4일 풍복호를 몰고 선원 7명과 함께 연평도 부근에서 조기잡이를 하다 북한 경비정 10여척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납북됐다.

그는 "북한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의 생사를 확인해줄 때 사망 일시와 장소까지 알려줬다"며 "반면 우리에겐 '확인 불가'란 말만 되풀이하고 사망한 경우에도 사망 날짜 등에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각 정치범 수용소엔 '까마귀골'이란 구역이 있는데 수용소에서 사망하는 정치범은 관(棺) 없이 내다버려 까마귀밥이 되게 하는 곳"이라며 "이런 데서 죽어간 납북자가 많다 보니 생사 확인 요구에 명확히 대답을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많은 양민을 납치하고 정치범 수용소에 가둬 죽이는 북한은 거대한 범죄 집단"이라며 "북한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면 무엇보다 지도자들이 자국민 보호에 대한 개념이 정확히 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납북자 송환은 기대도 하지 않으니 이 대통령이 납북자 생사 확인만큼이라도 확실히 받아낸 지도자로 기록되기를 부탁 드린다"며 "아버지 제삿날만이라도 알고 싶은 이 심정을 정부는 제발 좀 헤아려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