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접수를 마감한 주요 대학들의 2012학년도 수시 모집 경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우리나라 대학 입시의 중심이 올해부터 '정시'에서 '수시'로 확실히 바뀌었다고 입시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수시 대세 현상'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고1·2학년생들은 수시 전형에서 비중 있게 반영하는 내신 성적과 논술 준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반면 수능의 영향력은 과거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16일까지 수시 원서 접수를 마감한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 서울 11개 주요 대학의 지원자 수는 62만1647명, 평균 경쟁률은 32.86대1로, 지난해 27.94대1보다 크게 높아졌다.

①수시는 '선택'아닌 '필수'

수시 모집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주된 이유는 대학들의 실질적인 수시 모집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시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작년엔 수시에 등록하지 않은 모집 인원이 정시(定試)로 넘어가 실제 수시 대 정시 모집 비원은 4대6 정도로 정시가 더 많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시에서 '합격 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을 추가로 뽑을 수 있는 '미등록 충원 기간'이 생겨 이 비율이 6대4로 역전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미등록 충원 기간이 생겨 올해가 수시 모집이 정시 모집보다 사실상 많아지는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며 "예전 같으면 정시에만 지원했을 학생들이 올해는 수시 지원을 필수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②최상위권 학생들 "수시에서 승부 보자"

'수능을 쉽게 내겠다'는 정부 방침도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수능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별 만점자가 수험생의 1% 수준이 되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혀 '쉬운 수능'을 예고한 상태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수능이 쉬워지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한두 문제만 틀려도 끝'이라는 생각으로 수능 점수를 위주로 하는 정시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특히 올해 6월과 9월 수능 모의고사에서 생각만큼 점수가 안 나온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재수생들까지도 수시에 원서를 많이 썼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③논술 전형 지원 학생 늘어

수시 중에서도 내신 성적 위주로 뽑는 학업우수자전형보다, 논술을 주로 보는 전형의 경쟁률이 특히 높았다. 건국대는 커뮤니케이션학과가 240대1을 기록하는 등 논술로 뽑는 32개 모집 단위 중 12개가 100대1을 넘겼고, 숭실대는 논술 전형의 경쟁률이 지난해(20.55대1)보다 3배 이상 높은 64.21대1을 기록했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서울 은광여고 교사)는 "올해 대학들이 논술 시험 시간을 늘리고 문항 수를 줄이는 등 작년보다 평이하게 시험을 내겠다고 밝히면서 학생들이 여러 대학의 논술 전형에 중복 지원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신이 안 좋아도 논술로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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