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8시 서울 양천구 목3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양동중학교 체육관. "오른쪽은 아파트, 왼쪽은 주택에 사시는 분들이 투표하세요"라는 봉사자의 말에 시민들이 우르르 오른쪽 줄로 몰려들었다.

오른쪽 줄에는 10여명이 줄을 섰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유권자가 많은 왼쪽 줄에는 단 한명만이 섰다. 줄을 선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40~50대였다. 바쁘게 투표를 하고 출근길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보였지만, 대학생 등 젊은 층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2206개 투표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투표 열기는 지역별로 뚜렷이 갈렸다. 강남 3구 지역의 투표소는 이른 오전부터 붐볐으나, 은평구와 서대문구 등의 투표소는 한산했다.

강남구 대치동 단국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투표소에는 오전 6시40분쯤 100m가량의 투표행렬이 늘어섰다. 서초구 반포4동 제1투표소에도 이른 오전부터 가족단위 투표 참가자들이 많이 찾았다.

양모(59)씨는 “출근하기 전에 투표하러 왔다”면서 “투표율이 낮아질 거라는 얘기가 있던데 찬성이든 반대든 서울시민으로서 꼭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의도 제2투표소가 차려진 여의도여자고등학교를 찾은 주부 민모(40·여)씨는 “국민의 세금으로 해야 하는 만큼 일부 먼저 실시하고 나머지는 꼭 필요한 곳에 먼저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서대문구 신촌동 제4투표소는 대학가에 위치해있는데도 좀처럼 대학생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투표소는 한산했다. 직장인 심모(27)씨는 “오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 등을 보면 전시행정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면서 “오 시장 때문에 일부러 투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40대 공무원 박모씨도 “두 자녀를 두고 있지만,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무상 급식 중 어느 하나를 반드시 지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투표하지 않았다”면서 “일찍 퇴근하더라도 굳이 투표를 하러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전 6시45분쯤 부인과 함께 혜화동 자치회관에 마련된 혜화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오 시장은 투표 후에 "오늘 33.3%의 투표율 중 1%라도 부족하면 투표함을 열지 못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세금 부담이 늘고 후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는 예측불허"라면서 "오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