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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현재 육·해·공군의 지휘통제·통신(C4I)체계가 제대로 연동이 돼 있지 않아 유사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5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와 육군의 지휘통제체계도 제대로 연동이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과 육·해·공군이 하나로 뭉쳐 일사불란하게 적의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모두 따로 움직이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5일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가량 국방부와 각군 본부 등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이번 감사결과는 유사시 합참의 명령이 육·해·공군에 전달되지 않고 전투 중인 각군의 현황도 합참에 보고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 때 육군과 공군의 지휘통제체계가 서로 연동이 잘되는지 확인해본 결과 전체 35개 교신 항목 중 '지상군·해병대 부대정보' 1개만 서로 연동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516개 메시지 중 75개(14.5%)만 성공했다.

또 합참의 합동지휘통제체계에 우리 군부대의 위치와 병력 등이 잘못 입력된 사실도 발견됐다. 특히 우리 군 33개 부대가 북측 지역에 주둔한 것으로 입력돼 있는가 하면, 모 사단에서 보유한 K-1 전차의 숫자도 잘못 입력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추락해 폐기 처분된 공군 전투기 3대는 여전히 '전투 대기 상태'로 입력돼 있거나 공군 지휘 정보시스템은 현재 운영 중인 8개 비행단의 전투력이 0%로 입력돼 있기도 했다.

적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분석해 각군에 제공하도록 돼 있는 군사정보 통합처리체계(MIMI) 역시 육군 지휘통제체계와의 연동 성공률은 1%에 불과했다.

사병들을 위한 화상 면회용 TV가 사병들의 접근이 어려운 군의 주요 지휘관실에 설치돼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는 지난 2009년 면회용 TV 458대를 새로 설치했는데, 설치 장소가 사단장과 여단장 등 지휘관실이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현재 화상 면회시스템이 설치된 격·오지 부대 112곳을 조사한 결과 사용 실적이 전무한데도 연간 2200만원의 유지·보수비가 허비되고 있는 사실도 적발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가 기술·경제적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탄약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관리체계를 구축했다가 태그 인식률 불량문제 등으로 이를 전력화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사업비 42억원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43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각군의 지휘통제체계 성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