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병영 문화가 통제 불능 상태(out of control)에 빠졌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해병대를 포함한 우리 군 내에 최근 잇따른 총기사고·자살 사건을 소개한 '통제 불능에 빠진 병영 문화'라는 제목의 1·3면 기사에서 "한국 국민이 군대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IHT는 해병대가 아시아나항공 민간기를 북한 공군기로 오인해 소총으로 사격한 사건, 강화도 해안 소초 근무병의 총기 난사, 해병대 원사 자살 등 일련의 사건을 열거하고 "엘리트 위상을 뽐내던 한국 해병대의 자부심과 한국군 전반의 기강이 불편한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21개월간의 의무 복무를 더 이상 '신성한 의무'로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삶과 경력에 있어 불편한 방해물로 여기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한국 군대에서는 징집된 사병들이 같은 내무반에서 공동생활하면서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가혹한 방식으로 강요되고, 기수에 의해 서열이 매겨지는 해병대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 해병대는 '한국에서 가장 잘 조직화된 단체'로 상하관계가 분명하고 결속감이 강하다"고 소개했다.

IHT는 한국이 최근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군대 문화를 개선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군내 구타 등 가혹행위를 근절하고 지휘관 이외 병사 상호 간의 '명령과 복종' 관행을 퇴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명박 대통령도 병영 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IHT는 병영 문화 개선이 한국 사회에 폭넓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군대 문화'가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이끌었고 동시에 병들게 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거의 모든 남성 직장인이 군 전역자인 상황에서 상사의 명령에 토를 달지 않고 상사를 존경하며 조직의 일을 우선하도록 해 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지만, 개인의 자주성을 억압하고 부패를 조장하며 학교와 가정에서 신체적 폭력을 감내하도록 한다는 양면성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