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세 대구사이버대 총장

대구세계육상대회가 한 달도 채 안 남았다. 4년 전 몸바사에서 세계육상대회의 개최권을 땄을 때만 해도 대구시민들의 열광적인 환영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의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찬사를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개최하는 하나의 국제스포츠행사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세계육상대회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경기로 꼽힌다. '스포츠 중의 스포츠'로 평가받는 육상대회는 특히 근대올림픽의 발상지인 유럽에서 인기가 높다. 2011년 세계육상대회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를 비롯하여 세계 212개국의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고 지구촌의 약 65억명이 TV로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는 대구세계육상대회는 경제성 있는 흑자대회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많은 세계적인 스포츠경기가 대부분 적자대회를 치러서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대구세계육상대회는 기존의 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함으로써 투자비용이 별로 들지 않았고 선수촌도 이미 분양이 끝나서 흑자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특별한 시설이 별로 필요 없는 육상대회야말로 저비용 고효율로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경제성 있는 경기이다.

대구세계육상대회는 또 한국 경제의 저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 마라톤 경기의 출발지는 한말(韓末)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였던 대구국채보상공원이다. 현재 유럽은 그리스를 비롯하여 이탈리아·스페인 등 많은 나라가 재정금융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등 나라의 위기 때마다 국민의 힘으로 극복하는 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이다. 이런 정신을 유럽 국가들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 알려 그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육상대회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대구는 선비문화의 전통을 가진 영남권의 중심지이다. 이번 대구대회를 통하여 한국의 전통적인 선비문화가 전 세계에 알려져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는 한류(韓流)에 격조를 더할 수 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예전에 방한 기간 중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정도로 이미 우리의 선비문화는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세계육상대회가 붐을 일으킨다면 우리의 육상 꿈나무들 가운데도 제2의 김연아·박태환 같은 유망주가 길러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마라톤에서 이미 손기정·황영조 선수 등이 세계를 제패한 화려한 과거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육상에는 이렇다 할 선수들이 없어 젊은 세대들이 다른 종목만큼 자라지 못하고 있다. 소위 비인기종목으로 분류되어 국민들의 관심권 밖에 있는 것도 원인의 하나이다. 이번 대구세계육상대회를 통하여 육상이 인기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구는 서울서 KTX로 불과 1시간 50분 만에 올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는 그것보다 훨씬 더 멀게 느끼는 것 같다. 대구세계육상대회의 개막식을 비롯하여 웬만한 경기는 서울서도 당일에 참관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구를 방문하여 세계육상대회를 관람함으로써 대회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 있는 더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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