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산사태로 지뢰 등 군부대 폭약 유실 사고가 잇따르면서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지뢰유실이 우려되는 지역의 군부대에 지뢰탐지와 수색작전에 나설 것을 긴급 지시했다.

군이 지뢰 수색에 나선 지역은 서울 우면산 지역과 강원 지역의 방공진지, 북한의 목함 지뢰가 발견되는 임진강 유역 등이다. 목함 지뢰는 나무상자 안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설치해 상자를 여는 순간 폭발하게 만든 지뢰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폭우로 북한군에서도 폭약 유실 사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나무로 된 목함 지뢰는 강물에 떠서 휴전선을 넘어올 수 있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군수지원사령부 소속 폭발물처리반(EOD)과 25사단 소속 병력 140여명을 지뢰 탐색작전에 투입됐다.

앞서 육군 1군단에서는 지난 27일 오후 9시쯤 양주시 남면 한산리의 한 예하부대 탄약보관소가 산사태에 휩쓸리면서 수류탄 312발과 크레모아(폭발과 함께 특정 방향을 향해 대량의 파편을 날려보내는 지뢰) 9발 등 다량의 폭발물이 유실,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28일 오후에야 유실된 폭발물을 모두 수거했다.

28일 오전에는 트위터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산사태가 난 우면산 일대에서 M14 대인지뢰를 조심하라'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우면산에 매설돼 있던 지뢰가 이번 폭우·산사태로 민가나 대로변까지 내려왔을 수 있다는 경고였다.

실제로 우면산 일대에는 남북 간 긴장 관계가 절정에 달했던 1960년대 방공기지 주변으로 'M14 대인지뢰' 1000여발이 매설됐으며, 이 가운데 10여발은 1999~2006년 실시한 지뢰 제거작업에서도 끝까지 회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날 오전 "지뢰 매설 지역과 산사태 발생 지역이 다를 뿐만 아니라, 지뢰 지역 전체에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빗물에 의한 유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지뢰와 관련한 별도의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우려가 제기되자 이날 오후 우면산 일대도 수색 대상 지역에 포함했다.

우면산에서 회수되지 못한 M14 대인지뢰는 사람이 밟을 경우 발목 부위에 부상을 일으켜 기동력·전투력을 상실케 하는 소형 지뢰로, '발목 지뢰'로도 불린다. 특히 이 지뢰는 외부 재질이 플라스틱이어서 무게가 100g에 불과해 홍수 등에 유실되는 경우가 많다.

국방부는 "우면산에서 회수하지 못한 지뢰는 대부분 자연 소실된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뢰 지역을 둘러싼 철조망도 건재해 유실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만에 하나 의심스러운 물체가 발견되면 군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