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4시 20분쯤 강화도 길상면 해병대 2사단 해안소초 1생활관에서 김민찬(19) 상병이 잠에서 깼다. 김 상병은 6시 50분까지 아침식사를 한 뒤 체력단련장에서 후임병과 탁구를 쳤다. 참극의 조짐은 없었다.

오전 10시쯤 김 상병은 K-2소총 1정을 손에 넣었다.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상황부사관 한대용 하사가 총기보관함을 열어놓은 채 잠시 담배를 피우러 간 사이 빼냈다.

10시 30분. 김 상병은 2생활관으로 가서 막 잠에서 깬 정준혁 이병에게 "권승혁 일병을 죽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정 이병은 나중에 "김 상병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몸을 비틀거렸다"고 전했다. 1시간 뒤인 11시 40분. 생활관 밖 공중전화 근처에서 첫 총성이 울렸다. 이승렬 상병이 현장에서 숨졌다. 김 상병은 이어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부소초장 이승훈 하사를 총을 쏴 살해하고, 2생활관으로 갔다.

/그래픽=오어진 기자 polpm@chosun.com, 김충민 기자 kcm0514@chosun.com

취침 중인 권승혁 일병에게 3발을 쏘고, 박치현 상병에게도 총을 쐈다. 잠을 자던 권혁 이병은 반사적으로 소총을 잡고 맞서다 무릎에 관통상을 입었다. 박기준 일병과 남기원 상병이 합세해 김 상병을 문밖으로 밀어냈다.

총소리를 듣고 복도를 뛰어가던 소초장(중위)과 마주친 김 상병은 "소초장님 죄송합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다. 11시 56분 김 상병은 체력단련장 옆 창고에서 수류탄으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부상을 입고 후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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