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의 길 안내를 돕는 '스마트 안경(smart spectacles)'이 출시될 전망이다.

옥스퍼드대 치료신경과학 연구팀은 초소형 카메라와 초소형 컴퓨터·발광다이오드(LED) 전구 등을 이용해 전방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생체공학 안경을 개발 중이라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5일 보도했다. 이 안경은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2014년 시판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안경은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엔 사용하기 어렵고, 어느 정도 빛을 감지할 수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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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경은 겉으로 볼 땐 일반 안경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안경테 양쪽 윗부분에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이 카메라가 앞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 정보를 안경에 연결된 소형컴퓨터로 보내면 컴퓨터가 입력정보를 처리해 안경에 신호를 되돌려 보낸다. 안경 렌즈에 장착된 LED전구는 이 신호를 시각장애인이 인지할 수 있는 빛 신호로 바꿔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앞에 사람이 있을 경우 전구가 반짝이고 에스컬레이터가 나타나면 불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식이다. 안경을 쓴 사람은 이런 식으로 불이 들어오는 형태를 인식해 전면의 사물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이 안경은 또 버스 정류장이나 기차역 안내판에 써 있는 정보를 인식해 버스 종류·목적지·도착예정시각 등을 안경에 부착된 이어폰을 통해 음성으로 알려준다. 같은 원리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도 가능하다.

과거에도 유사한 원리로 작동하는 안경 개발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안경에 장착되는 카메라와 휴대용 컴퓨터의 부피를 줄이지 못해 실용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의 기술발달 덕분에 보통 크기의 안경에 첨단기능을 접목할 수 있게 됐고 가격도 1000파운드(170만원) 정도로 낮출 수 있게 돼 일반에 보급될 길이 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구를 진행한 스티븐 힉스 박사는 "고령 등의 이유로 시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한 사람도 이 안경을 쓰면 혼자 쇼핑몰에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