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지원을 두 달 앞둔 요즘 고3 학생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 서류 접수가 시작하는 만큼 발 빠른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미등록 충원기간이 마련되면서 수시의 실질적인 비중이 크게 커졌다는 점도 유의하자. 베테랑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에게 수시 지원 전략의 핵심을 들어보자.

◆학생부 성적만 전적으로 믿지 마라

흔히 수시지원을 놓고 학생부 성적을 결정적인 변수로 삼곤 한다. 그러나 잠실여고 안연근 진학부장은 정형화된 학생부 교과성적만 놓고 입시를 결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수시 모집의 전형 방법은 학생부의 교과성적 이외에도 논술이나 적성검사, 면접 등의 전형방법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만 놓고 결정할 경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대학별 고사를 일찍부터 준비하고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면 본인이 그것을 얼마나 오래 준비했는지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지난해 지원 사례를 예로 들었다. 글 쓰는 능력이 뛰어나 일찍부터 논술에 대비한 A학생의 경우, 학생부 평균 성적이 3등급이었지만 이화여대와 서강대에 합격하고, 학생부 평균 2등급이었던 B학생 역시 연세대에 합격했던 것이다. 반면 학생부 교과 성적이 2등급 이내로 고루 우수한 C학생의 경우 다른 영역 준비를 소홀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

인명여고 현관식 연구부장은 6월 모의평가 이후 수시와 정시 지원방향을 놓고 결정할 때 모의고사 점수보다 학생부 성적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수시를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는 "단지 불안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수시 지원으로 방향을 틀어 지원 가능한 대학을 결정하는 것보다 자신의 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강점이란 단순히 학생부, 모의고사 성적이 아니라 비교과 점수, 서류평가 등 다양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으로 준비하라

현관식 연구부장은 수시의 경우 전형 방법이 복잡하고 다양한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시에서는 수능 점수만을 놓고 합격을 가리기 때문에 중복합격이 가능하지만 수시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의 논술 전형에 합격한 학생이 수도권의 대학에서는 불합격한 경우가 나타나곤 하지요. 대학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고, 출제하는 논술의 유형, 채점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는 D학생을 예로 들었다. D학생은 내신성적이나 모의고사 점수만으로는 수도권 지역의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단국대와 명지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외국어영역에 강점이 있는 것을 일찍부터 깨닫고 교내 외국어경시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타는 등 재능을 살리려 활발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양정고 이종한 교사는 맞춤형으로 준비해 성공한 E학생을 예로 들었다. E학생은 학생부 교과성적이 3등급이었지만 학급회장, 동아리 회장을 하며 리더십에 능력이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워 일찍부터 중앙대 다빈치인재 전형을 준비한 경우다. 다빈치 인재 전형이 학업과 리더십, 봉사활동, 대외 활동 경력을 두루 평가할 것에 대비해 틈틈이 봉사활동을 하고, 리더십캠프에 참가하는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이 교사는 "많은 학생이 자신의 실력과 지원 가능 범위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막연한 환상 때문에 무리하게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어떤 전형이 적합한지를 일찍 파악해 맞춤형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모집요강 속에 합격 비결이 숨어 있다'는 말처럼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 요강을 꼼꼼히 살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다수의 수험생이 6월 모의평가가 끝나면 불안한 마음에 부화뇌동해 무턱대고 수시 지원을 하는 실수를 한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현관식 연구부장은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수도권 지역의 지원이 불가능한 F학생의 경우 3학년 초 상담을 통해 언어영역에 우수한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다. 논술 학습을 권장하고 조언해준 결과 인하대, 숭실대, 광운대 논술전형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성고 김동춘 교사는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로 자신이 지원하려는 전형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 시점에서는 기말고사 성적을 최대한 올려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폭을 넓히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