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D중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얼마 전 충격적인 일을 당했다. 수업시간에 다른 과목 숙제를 하는 학생에게 "수업에 집중하라"고 하자 그 학생이 "야, X팔, ○나 짜증 나게 해"하고 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 교사는 "다른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욕설을 들어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도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 학생들이 그를 향해 "야, 저기 애바쌤 온다. 가자, 가자"하면서 자리를 피해버린 것이다. 애바는 애벌레, 바퀴벌레, 얼간이, 오버하는 사람 등 나쁜 뜻으로 학생들 사이에 쓰이는 은어(隱語)다.

이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자기들끼리뿐 아니라 교사들과 이야기할 때도 조낸(매우), 쩐다(어떤 상황이 매우 대단하다) 같은 이상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다"며 "모범생이나 겉으로 차분해 보이는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초·중·고교 학생 1260명을 대상으로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73%가 "욕설(은어·비속어 포함)을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욕설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습관적으로'라고 답한 학생이 25.7%로 가장 많았고, '남들이 사용하니까'(18.2%),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17%), '친근감 표시'(16.7%)라고 답한 학생도 많았다.

한국교총이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66.1%가 "학생 대화의 절반 이상이 욕설과 비속어"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학생들의 언어가 심각하게 훼손되자 교과부·한국교총·충북교육청이 공동으로 학생들의 언어문화를 개선하는 캠페인을 열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학교와 가정에 동영상과 자료를 만들어 보급하고, 16개 학교를 지정해 언어문화 개선 캠페인에 참여하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