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시내 중·고등학교 100곳의 학생 3만786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 검사를 실시한 결과 1425명(4.6%)의 학생이 '주의군'으로 분류됐다. 2008년 2.4%, 2009년 3.5%에 이어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마음의 건강이 몸을 지배한다

인간의 성장단계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영·유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신체적인 발육과 동시에 정서적인 성장도 함께 이뤄지므로 정신건강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은 "마음의 건강이 몸을 지배한다. 각 성장단계별로 나타나는 성징이 다르듯 정신적인 성장단계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유아교육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정상적이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심리치료과정을 알게 되고 치유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청소년 심리치료를 전공한 전문인들이 운영하는 전문 심리상담기관이다.

이 소장은 "한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모의 정신적인 아픔까지 함께 치유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머리로 이해하는 교육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경험을 통한 치료놀이(Theraplay) 방법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치료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모의 관심이 정신이상장애 예방한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에서는 다양한 상담과 놀이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소장은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부적응행동장애아들이 많다. 스스로 감정 통제가 어려운 내면 장애 행동을 나타내는 ADHD, 반항성장애, 공격성장애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나타낸다. 각 장애에 맞게 모래놀이치료, 진로상담, 애착증진 치료놀이, 심리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최근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영·유아기, 초등 저학년, 중·고생뿐만 아니라 부모님 스스로 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소장은 "부모와 자녀의 수직적 관계에서 아이보다 부모의 욕구가 큰 경우 정신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부모와의 불안전한 관계, 애정의 결핍, 부모의 무관심, 가정폭력 등이 자녀의 정신건강장애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는 "부모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이 중요하다.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아이들의 평소 행동이나 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귀띔했다.

◆정신건강도 건강검진처럼 정기적으로 체크 필요

최근 암,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성인병 발병 연령대가 30~40대로 낮아지면서 평소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이향숙 소장은 "가정환경, 입시 스트레스, 교우관계 등 정신적 장애요소가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정신적 장애 증후군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다면성 인성검사나 심리검사 등의 검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음이 육체를 지배할 때가 가장 좋은 때"라는 명언을 남겼다. 건강한 마음에서 건강한 육체가 비롯되고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동기가 부여되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현재 자신이 속한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정신 건강의 첫걸음이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남편, 아내, 부모, 자식, 형제, 자매를 소중하게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 마음의 소리에 항상 귀를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