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11 테러 발생 직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사악한 테러행위의 책임자뿐만 아니라 그들을 숨기고 보호해주는자들까지 색출해 응징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10년 후인 2011년 5월 1일 미국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함으로써 결국 이 다짐을 실현했다.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권이 바뀌고 다른 테러 위협도 끊이지 않았지만 "끝까지 추적해 응징한다"는 미국의 대테러범 원칙은 흔들림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빈 라덴 사살은 단순히 '보복'을 했다는 것보다 테러세력들에 '미국은 결국 응징한다'는 공포를 안겨준 것이 더 큰 의미"라고 평가하고 있다.

9·11 연루 테러범들 체포·사살

워낙 상징성이 큰 존재인 빈 라덴에 가려져 주목을 받진 않았지만 미국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추적으로 9·11에 연루된 테러범 상당수를 체포·사살하는 성과를 올렸다.

세계 각국의 정보예산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정보예산을 쓰는 미 정보기관이 총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알카에다의 3인자로 9·11 테러를 지휘한 카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2003년 3월 체포됐다. 미국은 역시 9·11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알카에다의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2006년 공습으로 살해했으며, 알카에다의 폭탄전문가 아부 카하바브 알 마스리도 같은 해 제거했다. 2010년 5월에는 알카에다의 아프가니스탄 사령관 무스타파 아부 알 야지드를 폭격으로 살해했다.

29년 전 팬암기 사건도 추적 중

미 연방수사국(FBI) 홈페이지의 주요 수배 테러리스트(Most Wanted Terrorist) 명단에는 30명의 테러범이 올라 있다. 이 중에는 1982년에 발생한 팬암 항공기 폭파 사건에 연루된 무하마드 알 우마리도 포함돼 있다. 알 우마리는 항공기 좌석에 폭탄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명단에 오른 것은 2009년. 계속 범인들을 추적해온 미국이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면서 그를 명단에 올린 것이다. 미국이 얼마나 집요하게 테러범들을 쫓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2000년 10월 미 군함에 해상 자폭테러를 기획해 미군 17명을 숨지게 한 'USS콜호 사건'의 배후 알 나시리는 2002년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다. 지난 1998년 케냐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을 폭파해 미국인 12명을 숨지게 한 알카에다 추종자 칼판 카미스 모하메드와 라셰드 알우할리 등은 2001년 체포됐고 미국은 이들에게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