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에서 가덕도와 밀양이 모두 100점 만점에서 공항건설의 적합성 기준인 50점을 넘지 못해 탈락한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항을 지어봐야 고객이 별로 없어 적자(赤字)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난 것이다.

이번 입지평가는 경제성 분야에 40점, 공항운영 분야 30점, 사회·환경 분야에 30점을 배점했다. 가덕도와 밀양은 경제성에서 40점 만점에 각각 12.5점, 12.2점을 얻는 데 그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두 후보지 공사비가 약 9조5000억원이 들어가며, 2017년 이후에는 최소 13조~14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며 "두 후보지 모두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호 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서울대 교수)이 국토해양부 기자실에서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9조5000억원이면 3017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간 무안공항을 30개 만들 수 있는 규모다.

27명 전원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은 특히 밀양은 24t 덤프트럭 1240만대 분량인 27개 산봉우리를 깎아야 하고, 가덕도는 24t 덤프트럭 870만대 분량의 흙으로 평균 수심 19m를 메우는 데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 수요도 7.2점 만점에 가덕도는 2.2점, 밀양은 2.0점을 받는 데 그쳤다. 평가단은 두 후보지 모두 여객·화물 수요는 물론 동남권 신공항이 들어섰을 때 인천공항 등에서 옮겨오는 수요도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공항의 주변 여건 등을 심사하는 공항운영 분야 역시 두 후보지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가덕도는 이 분야 세부항목 중 가중치가 가장 높은 공역(空域·비행기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서 12점 만점에 3.0점으로 저조한 점수를 얻었다. 국토부 김광재 항공정책실장은 "가덕도는 김해공항과 항로 사용구간이 일부 겹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물 항목에선 산으로 둘러싸인 밀양이 2.9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고, 바다를 매립하는 가덕도는 5.8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