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씨 가짜 편지를 만들어낸 전모씨는 특수강도강간죄로 복역 중인 전과 10범이다. 전씨는 19세 때 어머니뻘인 주점 여주인을 과도로 위협해 돈을 빼앗고 성폭행해 4년형을 살았고, 2003년에도 동일한 수법의 범죄를 저질러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과대망상증과 정신분열 초기 증상을 보였다. 경찰은 "전씨가 '장한홍'이라는 이름의 부인이 있다고 말하지만, 가공의 인물로 확인됐다. 전씨는 결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씨는 1999년 2월 수감된 뒤 짧은 출소기간 3개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수감생활을 해 왔다. 장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다. 이런 내용들은 장자연씨가 자살한 2009년 경찰 수사를 통해 이미 공개된 사항들이다.

'나는 카지노업계 대부의 다섯 번째 부인 아들이다', '장자연과는 오누이처럼 지냈고, 권상우와도 잘 안다' 등 전씨의 황당한 발언들은 동료 수감자, 가족, 경찰, 교도관 등 전씨 주변의 모든 사람이 믿지 않았다. 이런 인물이 주장하는 내용이라면 아무리 솔깃하더라도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이 언론의 상식이다.

그러나 SBS는 달랐다. 이 사건을 보도한 SBS의 한 기자는 SBS 홈페이지에 올린 취재 후기 형식의 글에서 "장씨(장자연)의 편지를 입수하게 된 것도 장씨가 하늘로부터 보내온 탄원서라 여겨졌습니다. '복수해 달라'는 문구는 저에게 주는 명령 같았습니다"라고 썼다. SBS 취재팀은 전씨와 그가 만들어낸 가짜 편지를 아무런 의심 없이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