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폭발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는 1971년 3월 가동을 시작해 이달로 설계수명 40년을 채웠지만 원전 당국이 수명을 10년 연장시켜 가동하던 중이었다. 나머지 5개 원자로도 2019년까지 40년 수명이 끝난다. 후쿠시마 원전은 전기가 완전히 끊기더라도 한동안은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이 노후(老朽) 기종이어서 사고에 취약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자 1980년대 이전에 건설된 원전 7기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3개월간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원전 보유국들은 30~40년의 원전 설계수명이 지나더라도 안전성 평가 후 노후 부품을 교체해 10~20년 수명을 연장시켜왔다. 우리 고리1호기도 2008년 30년 수명이 끝났으나 전문가 100명이 참여한 18개월의 평가를 거쳐 10년 수명을 연장시켰다. 2012년 수명이 만료되는 월성1호기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수명 연장 여부를 결론짓는다.

설계수명이 꽉 찬 원전의 노후 부품을 교체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는 6000억~7000억원이 드는 데 비해 새 원전 건설에는 2조5000억원 정도가 든다. 그렇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자체의 존폐가 논의될 정도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자로 수명 연장 여부 결정에서도 경제성보다 안전성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원전의 수명 연장 여부는 국내 전문가만이 아니라 해외 전문가도 포함시킨 평가단을 구성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엄격한 안전기준에 따라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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