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위성이 촬영한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연기가 나는 것이 원전 3호기 외곽건물 폭발 현장이다. 그 왼쪽으로 2호기, 1호기(12일 폭발)가 보인다.

15일 아침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1원자력발전소 2호기 폭발로 현장 주변의 방사선 양이 급증한 가운데, 바람마저 발전소가 위치한 후쿠시마에서 도쿄 등 수도권을 향해 불고 있는 것으로 측정돼 '원전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프랑스 언론들은 도쿄 주재 프랑스 대사관 관계자를 인용, "약(弱) 방사성물질이 10시간 안에 도쿄에 도달할 수 있으니, 직원들은 실내에 머물라는 권고를 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15일 오전 8시 "후쿠시마 제1원전의 2호기 격납용기 관련 설비가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격납용기의 압력을 억제하는 압력억제실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 압력 억제 설비 일부가 파손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격납용기 내 압력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핵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자체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폭발 직후 방사선 양은 오전 7시50분 시간 당 1941 마이크로시버트였다가 8시30분에는 8217 마이크로시버트로 급상승했다.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1년간 쐬는 방사선량(약 1000마이크로시버트)의 8배나 되는 수치다.

이에 따라 폭발과 함께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을 것으로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 측은 밝혔다. 폭발 직후 원자로 주변에서 작업에 관계가 없는 직원은 모두 대피한 상태다.

문제는 바람이다. 전날까지 태평양 쪽으로 불던 바람이 이날 북동풍으로 바뀌면서 방사능 물질이 남쪽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는 초속 1.5m의 북동풍이 불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남서쪽의 도쿄까지는 240km 쯤 떨어져 있다.

하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고, 더욱 세게 불 경우 도쿄 등 수도권 지역도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종합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원전 반경 30km 이내 지역 주민들에 대해 안전한 실내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