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6일, 몽골·아랍·영국·프랑스·체코 등 동·서양 11개국 '매사냥'이 유네스코(UNESCO)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됐다. 매서운 눈매로 사냥감을 찾아낸 매는 날개를 넓게 펼쳐 활강해 목표물을 정확히 낚아챈다. 옛 조상들은 수천 년 전부터 매의 이러한 성격을 파악하고 사냥에 이용했다.
KBS 1TV '역사스페셜'은 10일 밤 10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수렵 기술인 '매사냥'을 소개하는 '떴다! 해동청 보라매―한반도의 매사냥'을 방송한다.
매사냥은 매를 신성시하던 관습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역사서 '제왕운기'에는 "백제는 남부여 혹은 '응준(鷹隼)'이라고 한다"고 적혀 있다. 응준의 '응(鷹)'은 매라는 뜻으로, 백제가 매의 나라로 불렸음을 알 수 있다. 공주 수촌리 4호분에서 발견된 백제 금동관에는 매로 추정되는 비상하는 새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중국의 황제들은 연해주와 함경도 해안에 서식한다고 알려진 '해동청(海東靑)'을 세계 최고의 매로 손꼽았다. 해동청은 뛰어난 사냥능력과 영리함을 갖춰 큰 원숭이나 고니도 잡았다고 한다. 일부 황제들은 해동청을 손에 넣기 위해 전쟁도 불사했다. 매사냥은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에도막부 초대 장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매사냥 마니아였다. 그의 매사냥 교과서 '회본응감'에는 서기 355년 백제로부터 전해 받은 매사냥 기법이 자세히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