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학교 북한인권학회가 서울 관훈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고 있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전시회'에 20대(代) 청년층이 몰리고 있다. 지난 설연휴 기간 중 찾아온 관람객 1만5000여명 중 80%가 20대 전후 젊은이들이었다. 젊은 관람객들은 쥐를 잡아먹을 정도로 굶주린 수용자들의 모습과 온갖 고문에 시달리는 수용소 실태를 담은 펜화와 포스터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고 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20대 응답이 61.2%였다. 지난 2001년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이 당시 20대에서 61.8%였던 것과 비교하면 연평도 사태 이후 청년층의 북한관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선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권력상속과 이들의 폭정(暴政)을 비판하는 글과 그림이 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젊은 네티즌들이 많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만든 북한문제 토론공간에는 '평화를 구걸하지 말고 북한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네티즌들은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김정일 부자를 비방하는 풍자시(詩)를 올리기도 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탤런트 현빈이 해병대에 지원했고, 해병대 입대 경쟁률도 4대1로 높아졌다. 젊은이들이 병역의무를 진정한 시민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밟아야 하는 계단으로 받아들여가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이 지도층 자녀들에게로 옮겨가는 듯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작가 김영하는 소설 '퀴즈쇼'에서 1980년 이후 출생한 20대를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고 가장 코스모폴리탄적인 우리 세대'라고 표현했다. 이런 세대에게 전근대적인 3대 세습으로 국제사회에서 조롱거리가 된 북한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질 리 없다. 청년기는 옳지 않은 일에 분노하는 때다. 이 같은 분노가 북한 동포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떠안는 공감(共感)의 능력과 결합할 때 통일을 향한 에너지도 솟아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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