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혹한이 계속되면서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단순히 추운 날씨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겨울만 되면 감기환자가 늘어나는 것일까. 우리 몸과 감기 바이러스의 속성에 그 답이 있다.
추위가 계속되면 몸의 체온조절 능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코 점막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게다가 감기 바이러스는 차갑고 건조한 환경에서 활동이 왕성해 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은 낮아지고, 바이러스 활동성은 높아지는 겨울철 환경은 자연히 감기 환자를 늘리게 된다. 이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대다수 사람들이 약부터 찾는다. 감기약이 감기를 낫게 해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과연 이 같은 감기약 복용은 정말 감기에 대처하는 효율적 방법일까. 6일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무분별한 해열제 복용…바이러스 키우는 꼴
발열, 콧물, 가래, 기침, 두통 등 감기 증상은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우리 인체가 보이는 면역 반응이다.
아이누리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에 따르면 이 같은 증상을 억지로 없애면 오히려 감기 치료를 방해가 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감기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잘 활동한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열이 높은 환경에서는 바이러스가 잘 활동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면역력이 정상인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해열제를 복용해 열을 떨어뜨리면 오히려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만약 감기 초기 증상으로 열이 난다면 해열제보다는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처법이다.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면 몸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활동성을 줄이고 열도 자연적으로 떨어지게 도와줄 수 있다.
해열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고열이 계속되고 몸이 힘들다면 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
콧물, 가래, 기침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먹다가 사레에 걸려 기침을 할 때 기침약을 먹는 사람이 없듯, 감기로 기침을 한다고 해서 약을 통해 억지로 멎게 할 필요는 없다.
또 콧물이 난다고 무조건 흡입기를 사용하면 콧속에 상처가 나고 감염이 일어날 위험이 있으며 오히려 코의 기능을 떨어뜨려 나쁜 균이 더 잘 침입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땐 단순 감기가 아니고 비염, 축농증, 기관지염, 천식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약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이라는 우스개소리처럼 감기는 3일 째 증상이 가장 심해지다가 점점 좋아지며 대개 일주일 정도 계속된다.
◇오한엔 생강차, 기침엔 모과차 좋아
감기에 걸렸을 때 손쉽게 할 수 있는 대처법은 역시 휴식이다. 몸의 면역체계가 감기 바이러스와 잘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에너지가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쳐 식욕이 줄 수 있는 만큼 흡수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타민 A, C, E등이 풍부한 배, 포도, 딸기, 치즈, 달걀노른자, 녹황색채소, 고구마, 시금치, 양배추, 쇠고기 등이 좋고, 아이들의 경우 유동식으로 만들어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보다 감기 예방에 좋은 유자차나 대추차, 생강차, 오미자차 같은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이주호 원장은 "만약 아이가 감기초기 증상을 보인다면 따뜻한 차를 마시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며 "오한이 날 때는 생강차나 매실차, 기침을 많이 할 때는 모과차, 콧속이 막히면 칡차가 좋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높은 실내온도는 외부와의 기온차를 높여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실내 온도(20~22℃)와 습도(50~60%)를 일정하게 유지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감기는 기본적인 생활관리만 잘 해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므로 감기를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건강하게 앓는 것이 효과적이다.